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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이 직접 그림 그린 고품격 편지봉투

화가들이 직접 그림 그린 고품격 편지봉투



한 점이면 모르되, 수십 점의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고 보관하려면 작지 않은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캔버스 대신 봉투에 그린 그림이라면 어떨까? 보관도 쉽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기도 수월할 것이다. 손바닥만한 봉투 위에 펼쳐진 앙증맞은 그림들, '까세(cachet)'의 향연을 감상해보자. '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이 수집한 까세들은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C0%E5%BF%ED%C1%F8&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장욱진, 김기창, 천경자,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B1%E8%C3%A2%BF%AD&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김창열, 이만익, 황창배 등 유명 예술가의 그림을 담아 눈길을 끈다.

'까세(cachet)'. 이름만 들어서는 무엇인지 종잡을 수 없지만, 이는 우표수집가들의 수집 품목 중 하나인 '초일봉피'에 그려진 봉투 그림을 말한다.

초일봉피란 새 우표가 발행되는 날에 맞춰 봉투에 우표를 붙이고 그 날짜 소인을 찍은 것이다. 이런 봉투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우표에 그려진 그림과 관련이 있는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평범한 초일봉피는 비로소 '까세'가 된다.

김성환 화백이 최근 출간한 '나의 육필 까세집'(인디북)에서는 이처럼 평소 보기 드문 까세 111점과 더불어, 각각의 그림 주인과 얽힌 감칠맛 나는 뒷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한때 국방부 미술대 종군화가단에 몸담았던 김성환 화백은 당시 친분을 맺게 된 화가들과의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 1960년대 초부터 까세를 수집해왔다.

아무리 친분 있는 화가라도 다짜고짜 "그림 한 점만 그려주십시오" 이렇게 부탁해온다면, 누구든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손바닥만한 빈 봉투를 내밀면서 "여기 그려주시면 됩니다"라고 한다면, 부담도 줄어들기 마련. 거기에다 손수 그린 고바우 원화에 낙관까지 찍어 건네며 그림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까세를 모았다.

김기창, 박고석, 김상옥, 문신, 중광, 남관, 곽훈, 심죽자,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C8%B2%C1%D6%B8%AE&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황주리, 전뢰진 등 각계 예술가들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 부인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C7%C1%B6%F5%C3%BC%BD%BA%C4%AB&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프란체스카 여사에 이르기까지, 김 화백에게 까세를 건넨 저명인사들의 쟁쟁한 이름만 봐도 이 수집의 과정이 얼마나 지난했을지 짐작이 간다.

격의 없이 그린 봉투그림 '까세'를 감상하면서, 미술관에 걸린 거창한 그림들에서는 접할 수 없는 화가들의 소탈한 면모를 느껴보자.





남미의 뜨거운 햇살을 담은 듯한 원색적인 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미인도'의 작가 천경자는 화려한 깃털의 앵무새 그림을 큼직하게 배치했다.





굵고 선명한 외곽선 속에 한국적인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C0%CE%B0%A3+%B1%BA%BB%F3&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인간 군상을 표현해온 이만익은 천진한 동심의 세계를 그렸다. 무지개 너머 책을 뒤적이는 아이 그림 우표와 잘 어울린다.





화가 김창열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영롱한 물방울을 그려 넣었다. 꽃그림 우표와 어우러지니, 마치 꽃에서 막 떨어진 이슬처럼 보인다.





하늘을 나는 새를 즐겨 그리는 이유를 묻자 "내가 한 줄로 날라고 시켰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던 장욱진은 까치그림 우표와 어우러지는 풍경을 그려 넣었다.





한국 화단의 큰 별로 손꼽혔던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BF%EE%BA%B8+%B1%E8%B1%E2%C3%A2&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운보 김기창은 다정한 참새 한 쌍을 그려 넣었다.





생명력 넘치는 원색의 점묘화로 유명한 화가 이대원은 자신의 작업실에서 갓 꺼내온 듯한 붓통을 살짝 그려 넣었다.





한국화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채색화로 유명했던 황창배는 한 쌍의 나무기러기 우표 그림과 잘 어울리는 새 두 마리를 배치했다.





나무 그늘에 앉아 한가로이 여가를 즐기는 풍경의 우표와 이만큼 잘 어울리는 그림이 있을까. 문인화로도 유명했던 미술사학자 김원룡의 그림 솜씨를 볼 수 있다.





영화 '장승업'에서 최민식의 대역을 맡기도 했던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C8%AD%B0%A1+%B1%E8%BC%B1%B5%CE&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화가 김선두의 자유분방한 화풍을 볼 수 있다.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C6%C4%B0%E8%BD%C2&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파계승 노장과 소무가 한데 어우러져 노는 모습을 담은 기념우표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두 사람을 그린 이양원의 까세.





캐리커처로 유명한 강형구는 단순화된 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낸다.





봉투 전면을 뒤덮은 송수남의 화사한 꽃 그림은 단순한 문양의 백자와 대조를 이룬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세로 구도를 유지한 데 반해,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B1%E8%B4%F6%BF%EB&nil_profile=newskwd&nil_id=v20060928150949368" target=new>김덕용은 과감하게 가로 구도를 사용해 마치 창밖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한 운성.우표 속에서 원무를 추던 한 쌍의 학은 봉투 밖으로 나와 다시 하늘로 비상한다.





강 경수..한 폭의 명상화처럼 고요한 그림이 청초한 꽃그림 우표와 어우러져 더욱 돋보인다.

고양의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