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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수필.기타

여생의 첫날인 오늘/천 양희

 

 

 

 

한 해가 끝나는 날, 한 해를 돌아보며 정말 꿈대로 잘 살았다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한 해의 꿈은 꿈으로만 끝나고 이룬 것이 없다고 실망하는이가 있다면 그러지 말자.
실망을 통해 희망은 오는 것이니, 새해에는 다른 꿈을 꾸어 보자.
무엇인가 끝날 때 또 다른 무엇인가 시작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96세에 꿈을 이룬 사람도 있다. 꿈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꿈이 온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일본인 우타가와 도요쿠니는 96세에 대학생이 되었다.
그는 가난해서 학교를 중단했을 때도 꿈만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꿈은 검정고시를 쳐서라도 대학생이 되는 것이었다.
 대학생이 된 그는 축하하는 자식들 앞에서 눈물이 왜 그렇게 나오던지,
그걸 연구해서 논문이나 써야지 했다고 한다.
먹구름이 걷힌 뒤에는 반드시 푸른 하늘이 나오는 법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것이며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다.
꿈을 꾸는 데는 확실한 목표와 공부가 필요하다.
옛 선비들은 세 가지 여가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이른다.
겨울은 한 해의 여가요, 밤은 낮의 여가요, 비바람 치는 날은 시간의 여가라고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여가를 잘 쓰고 또한 동시에 마음까지 잘 쓰면 좋겠다.
그래서 올해에는 소중한 사람들은 더욱 소중하게 여기자.
물질은 나눌수록 작아지지만 마음은 나눌수록 커진다.
한 친구는 천 명의 적이 불행하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존재이고, 사랑이나 우정은 절망의 지옥에 천국을 세운다고 하는데,
나는 과연 어떠한가.
올해는 무슨 일이든 다 지난 뒤에 후회하지 말고 반성부터 해야겠다.
우주의 나이가 150억이라는데 그 우주 속에 사는 우리는 고작 100세를 넘지 못한다.
나이를 한 살 더 보탠 오늘, 여생의 첫날에 나잇값을 할 수 있도록,
옷깃을 여미게 하는 보들레르의 기도를 두 손으로 받는다.
“내가 사랑했던 자들의 영혼이여 내가 찬양했던 자들의 영혼이여 나를 강하게 하소서.…
그리고 세상의 허위와 썩은 공기로부터 멀리해 주소서. 당신이여 나의 신이여,
내가 형편없는 인간이 아니며 내가 경멸하는 자들보다도
못하지 않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증명해 줄 아름다운 시
몇 편을 쓰도록 은총을 내리소서.”
여생의 첫 날인 오늘!
 
                               천양희
 
 -그래도 사랑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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