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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ㅊ

조용한ㅁ 2010. 8. 26. 23:02

 

처서가 지났으니 모기 입은 삐뚤어 졌을랑가? 비가 억수로 퍼 부으니 매미들은 다 땅속으로 귀환했을랑가?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의 탈옥수들 강남의 허름한 갈비집에서 어김없이 뭉쳤다.

 

죄수 한명당 돼지갈비 2인분, 쌀밥2공기씩 먹어치웠다던가??

하긴 긴긴 여름날 감방에 쳐밖혀 있었으니 굶주리기도 했을거구먼~ 

배를 가득가득 채운 죄수들. 이제. 

"밥만 잘 먹으면 뭐 하냐? 나온김에 강남제비도 서너마리 잡아먹자!!"

작정하고 나서서 우아한 커피샵을 점령했겠다.

어메? 아예 길거리에 자리를 펴고 앉았어야?

비도 오고, 목도 마르고.....야, 어디 통통한 제비 없나?? 

오는 넘 가는 넘 살피고 있는데....

언넘이 이 우아한 예원 할매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가네?. 이때,

"엄마야, 내 가방!!" 

자지러지는 예원할매, 마침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한 사내를 쫓아가려는 찰라. 

옆에있던 새롬. "가방? 언니~ 언니가방 여기..." 황급히 예원의 팔을 잡아 앉힌다.

등받이 밑에 가방을 놓고 등으로 누르고 앉아있던 이 할매, 들이치는 비를 피하려고 자기만

안쪽 의자로 옮겨앉고 가방은 비를 맞거나 말거나 한눈 팔고 있었던건데... 그걸,

알뜰한 새롬이 제 옆에 갖다놓은 줄도 모르고, 멀쩡한 사내 하나  때려 족칠 작정이었나??

이 소동에 기겁한 탈옥수들 나름 자기가방을 끌어안는데,"언니, 그 안에 뭐가 들었길래,그렇게 기절하능겨?"

예원할매 한달 수입이 고작 얼마라는걸 빤히 아는 아리랑이 볼멘소리로 꼬집는다. 

 

 "하이고~ 야야, 이것좀 봐라.

이게 100딸라짜리 미국돈 아니냐....이거 접때 혜원이가 준거여~~"

부시럭 부시럭 꼭꼭 감춰뒀던 지페를 꺼내 흔드는 예원할매.

"어떠냐? 이 귀한 걸 넣어두었으니 기절 안하게 생겼냐?" 

"아, 그렁께, 그 귀한걸 왜 갖고 다녀요? 집에 두고 다니지?" 아리랑이 또 쥐어박는다.

아 글씨, 집에다 두면 워떠케 자랑을 하냐고요? 기회 있을 때 마다 자랑해야 하는디~~

이그 ~ 저 좋아죽는 할매 좀 보시라요~~ 

"혜원아, 잘 있냐? 니가 빵 사먹으라고 준 돈.

내, 절대로 빵 안사먹을란다. 이 귀한걸 우쩨 빵이랑 바꿀것이냐?

걍 감방에서 사시사철 꽁보리밥 먹더라도 이 돈은 내 꼭 지킬거다.

너 한국에 오면, 이걸로 근사한 옷 한벌 사 입힐란다. 아녀, 보석반지를 사 줄까?? ㅋㅋㅋ" 

 

                                                     <예원할매 어리버리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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