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꿈/김경성

조용한ㅁ 2013. 12. 22. 02:19

 

 

 

                                                                                                                       photo:김경성

 

김경성


자경전 꽃 담장 앞 살구나무

수백 개의 살구 떨어졌다

씨앗이 드러나고

모래가 박혀 멍이 든 살구 울컥 눈물 나는…

그런 것이다

시속 몇 킬로미터로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잎 돋고

꽃 피어나고

꽃잎 부드럽게 날리며 마음먹었던 것이다

뿌리로부터 밀고 올라오는 힘으로

눈 질끈 감고

부서져라

부서져라 뛰어내린 것

아무에게도 가르쳐주지 않는 살구나무만의 비밀

싹 틀 수 있다면 부서져도 좋으리라고

간절한 꿈은

제 몸 던져 부서질 때 이루어지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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