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거리/조 재영 _ 자운영의 우포늪에서_ 내 메마른 정원에 비를 몰고 우연처럼 당신이 왔었네. 그 때 난 당신을 알아 보지 못하고 빗줄기에 내 정원이 맑게 씻기는 것만 바라보았네. 당신이 다시 우연으로 떠난 후였을까 어느 날인가부터 내 가슴 한켠에서 삐걱이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네. 비가 그칠 무렵, 나무들이 푸.. 아름다운글/시 2006.12.18
걸으며 눈치챈 것 /신 광철 걸으며 눈치챈 것 신 광 철 걷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과 동의어 일지도 모른다 걷는다는 것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산다는 것의 의미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팔이 앞으로 가면 다른팔은 뒤로 간다 한발을 앞으로 내밀면 다른 발은 뒤로 쳐진다 두팔의 어긋남과 두발의 어긋남의 연속이 걷는 모.. 아름다운글/시 2006.12.15
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를 때 _ 사진/백두산 가는 길 옆의 자작나무 숲/조 용한_ 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를 때 김왕노 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르고 떠난 후 난 자작나무가 되었다 누군가를 그 무엇이라 불러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때로는 위험한가를 알지만 자작나무니 풀꽃으로 부르기 위해 제 영혼의 입술을 가다듬고 셀 수.. 아름다운글/시 2006.12.13
시월의 마지막 밤 ** 시월의 마지막 밤 ** 詩 조규옥 노을이 멈춘 나뭇잎에서 그대 목소리 들리는듯 하여 들길을 걸어 산에 올랐더니 하늘은 높아 그대 그리움도 높아가고 어디선가 풍겨오는 산국(山菊) 향기에 그대 향기 더욱 그리우니 한 번쯤 갈바람에 그대 소식 올 법도 하건만 저무는 시월의 마지막 밤 그대는 어디.. 아름다운글/시 2006.12.13
빈 강에 서서 / 유 시화 빈 강에 서서 - 류시화 1 날마다 바람이 불었지. 내가 날리던 그리움의 연은 항시 강 어귀의 허리 굽은 하늘가에 걸려 있었고 그대의 한숨처럼 빈 강에 안개가 깔릴 때면 조용히 지워지는 수평선과 함께 돌아서던 그대의 쓸쓸한 뒷모습이 떠올랐지. 저무는 강, 그 강을 마주하고 있으며 보이는 것이라곤.. 아름다운글/시 2006.12.13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정 호승 강물을 따라 가며 울다 - 정호승 내 몸 속에 석가탑 하나 세워놓고 내 꿈 속에 다보탑 하나 세워놓고 어느 눈 내리는 날 그 석가탑 쓰러져 어느 노을 지는 날 그 다보탑 와르르 무너져 눈 녹은 물에 내 간을 꺼내 씻다가 눈 녹은 물에 내 심장을 꺼내 씻다가 그만 강물에 흘려 보내고 몇날 며칠 강물을 따.. 아름다운글/시 2006.12.11
조 규옥/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오늘은 산을 만나고 들녁을 만나러 갔었지요 산은 산대로 연두빛이 서렸고 들은 들대로 여린싹을 내미느라 부산을 떨고 있었습니다만 건너편 산자락 개울물엔 그대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시나요? 그대가 보고 싶어 눈물짓는 날에는 들길에 피어난 제비꽃을 보아도 산허리에 하나 둘 피어 오르는 붉.. 아름다운글/시 2006.12.11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조 규옥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詩 조규옥 낭송 붕애사랑 간밤에 달빛이 너무도 밝아 당신을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 다 꺼내어 보름달 속에 넣었습니다. 당신이 내 마음을 읽어 내려갈 때마다 내 향기 느낄 수 있도록 밤새도록 달빛 자락을 잡고 올라가 한 가득 담았습니다. 그저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 아름다운글/시 2006.12.10
인연서설/문병란 꽃이 사람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아름다운글/시 2006.12.03
명상음악/ 마음 붙힐 곳 없을 때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무엇을 하고 살아버린 한 해였나? 차라리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왜냐하면 생각 한다해서 달라질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설마, Mara, 너 무엇인가 소망이 있었던거야? 아서, 아서. 마음을 닫아걸고, 모든것에서 돌아서라. 그리고 아직도 아픔이 남아있거든 그 상처 쓰다듬어주렴.. 아름다운글/시 2006.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