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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가슴이 폭삭 내려앉거나 말거나 --윤희숙

조용한ㅁ 2013. 4. 16. 02:49

 

 

 

내 가슴이 폭삭 내려앉거나 말거나 --윤희숙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는 그것이

 
인정사정 없이 꼬박꼬박


일수돈 챙기듯이

 
내 나이를 챙기더니

 
이제 헤아려보기도 징한 년수가 되고 말았다.

 
내 귀 밑에 흰 머리카락이야 돋았거나 말았거나


사랑하던 이들이 나를 버리고 뒤도 안보고 가버렸거나 말았거나

 
그래서 내 마음이야 오래도록 아프거나 말거나

 
개나리는 피고 지고

산천에 흰눈도 쌓였다가 녹고

 
강물은 일도 없이 잘도 흘렀다.

 
들판의 아찔한 풀 향기에 내 가슴이 폭삭 내려앉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기쁘게 노래하고 꽃망울 터지듯 쑥쑥 자랐다

.
그대는 슬프지 아니한가


그러거나 말거나. 자라나는 모든 것들이...

 

 

 

출처 : 그리고 그림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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