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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책 / 김현승

조용한ㅁ 2013. 5. 17. 10:22



    가장 고요할 때 가장 외로울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밤하늘에서 별을 찾 듯 책을 연다 
    보석상자의 뚜껑을 열 듯 
    조심스러이 연다 
    가장 기쁠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나와 같이 그 기쁨을 노래할 
    영혼의 친구들을 
    나의 행복을 미리 노래하고 간 
    나의 친구들을 거기서 만난다 
    아,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주택들 
    아, 가장 높은 정신의 성(城)들 
    그리고 가장 거룩한 영혼의 무덤들 
    그들의 일생은 거기에 묻혀 있다 
    나의 슬픔과 나의 괴롬과 
    나의 희망을 노래하여 주는 
    내 친구들의 썩지 않는 영혼을 
    나는 거기서 만난다 
    그리고 힘주어 손을 잡는다 

  

김현승 (金顯承 1913∼1975)

호는 다형(茶兄). 평양 출생.
문단활동은 숭실전문학교 재학 때 장시(長詩)
<쓸쓸한 겨울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이 양주동의 추천으로
1934년 《동아일보》에 게재되면서부터였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정신과 인간주의를 바탕으로 한 내용을
시로 형상화하여 독특한 시세계를 이루었다.
제1시집 《김현승시초(1957)》와 제2시집 《옹호자의 노래(1963)》에
나타난 전반기의 시적 경향은 주로 자연에 대한 주관적 서정과
감각적 인상을 노래한 것으로서, 점차 사회정의에 대한 윤리적 관심과
도덕적 열정을 표현하였다. 제3시집 《견고한 고독(1970)》과
제4시집 《절대고독(1968)》에서는 신에 대한 회의와 인간적 고독을
시적 주제로서 추구함을 보여준다.
1974년에는 《김현승전시집》을 펴냈고, 산문집·문학개설서도 썼다.

시집 <김현승시초> 문학사상사 1957
시집 <옹호자의 노래> 선명문화사 1963
시집 <견고한 고독> 관동출판사 1968
시집 <절대고독> 성문각 1970
시집 <마지막 지상에서> 창작과비평사 1977
시집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문학과비평 1989

 



           





출처 : 시의 하모니
글쓴이 : 리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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