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ㅁ 2014. 6. 11. 01:42

 

 

참으로 알 수 없다.

여름 내내 50호 짜리 정사각형 캔버스 하나를 두고 씨름씨름 중이다.

반추상으로 제작 중인데, 한참 하다보면, 너무 설명하고 있거나 두 인물이 서로 안 어울린다.

특히 그림자, 혹은 배경이 되어줄 남자의 이미지가 어색하곤 하다.

어제로 적어도 10번 이상 지우고 다시 그리고 그랬을 것이다.(아크릴작업이니 그나마 다시 시도 할 수 있었다)

오늘도 그걸 다시 그려야 하나... 아니면 다음달에 있을 전시회를 위한 10짜리 그림을 시작해야 하나....

그런데, 알 수 없는것은 내가 왜, 그  듀오를 접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가이다.

청회색으로 시도 된 작품들은 늘 외롭고 쓸쓸했는데, 지난 여름엔 더 이상 외롭고 싶지 않았는지 청회색의 창백한, 그러나

당당한 여자 뒤로 그림자이듯 보호자이듯 한 사내를 그려넣고 싶었던 것이다.

왜 나는 누구와 더불어 서 있는 그림을 못 그려내는가. 왜.왜....

그림을 지지리도 못 그린다고 자탄 할 때도 종종 있다. 참, 나~~ 그럼 때려치우지, 누가 하라고 윽박지르기라도 하남? 쯧...

 

웃기는 얘기 하나..... 창백하고 목이 기다란 여인의 어깨를 감싸안은 남자를 그린다고 한게 에구머니나... 괴물이 그 여자를 움켜쥔둣한

그림이 되고 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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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9월.작업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