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아름다운 사람, 김재진.

조용한ㅁ 2016. 5. 4. 23:39


아름다운 사람, 김재진







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가까운 사람에게 치여 피로를 느낄 때 

 눈감고 한 번쯤 생각해보라 

 당신은 지금 어디 있는가 

 무심코 열어두던 가슴속의 셔터를 

 철커덕 소리내어 닫아버리며 

 어디에 갇혀 당신은 괴로워하고 있는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두렵고 낯설어질 때 

 한 번쯤 눈감고 생각해보라 

 누가 당신을 금 그어놓았는가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만나야 할 사람과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가리고 분별해놓은 이 누구인가

 

 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세상과 등 돌려 막막해질 때 

 쓸쓸히 앉아서 생각해보라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했는가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초라해질 때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용서하라 

 용서가 가져다줄 마음의 평화를 

 아름답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