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11월에 / 이해인
조용한ㅁ
2016. 11. 7. 12:08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 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나의 원은 너무 커서
차라리 갈대처럼
여위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