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종이에 손을 베고 - 이해인

조용한ㅁ 2016. 12. 31. 20:26

 

 

     
     종이에 손을 베고 - 이해인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간것 뿐인데도 
    피가 나다니 
    쓰라리다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없이 
    내뱉은 가벼운 말들이 
    남에게 피흘리게 한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