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12월 강연호

조용한ㅁ 2017. 12. 3. 01:19



       12월    강연호


그해 12월 너로 인한 그리움 쪽에서 눈 내렸다

마른 삭정이 긁어 모아 군불 지피며

잊으리라 매운 다짐도 함께 쓸어 넣었지만

불티 무시로 설마 설마 소리치며 튀어올랐다

동구 향한 봉창으로 유난히 풍설 심한 듯

소식 갑갑한 시선 흐려지기 몇 번

너에게 가는 길 진작 끊어지고 말았는데

애꿎은 아궁지만 들쑤시며 인편 기다렸다

내 저어한 젊은 날의 사랑

눈 내리면 어둠도 서두르고 추억도 마찬가지

멀리 지친 산빛깔에 겨워 자불음 청하는

불빛 자락 흔들리며 술기운 오르던 허구한 날

잊어라 잊어라 이 숙맥아, 쥐어박듯이

그해 12월 너로 인한 그리움 쪽에서 눈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