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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그림들/한국의화가 작품

겨울강/정 인성





겨울 江

詩 : 정 인 성

여명으로 어둠이 열리고

엷은 해무

미소처럼 머금은 강은

방금 세수를 끝낸

단아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섰습니다.

겨울의 날카로운 냉기를

철새의 울음으로 토해내 듯

여윈 어깨를 흐느끼며

침묵하는 밤을 지나 왔건만

눈 내린 하얀 아침

결국 생명보다 아끼는 이름

강에다 내어주고

쓸쓸히 돌아서야 하는 일상

젖은 손바닥에 못이 되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삶의 무게를 대신 할 순 없지만

오늘도 쉬지 않고 걷는

투박한 발걸음

강물 속에 던져 버리고

지친 여정 한잔 술로 풀면

누구에게도 꺼내 보이지 않았던

고독한 슬픔

석양 속으로 걸어갑니다.

황혼에 붉게 타오른 가슴

산 자락 드리워진 긴 그림자

밟고 떠나간 소리 마냥

자꾸만 자꾸만 멀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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