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유심초
우리는, 너와 나는, 당신과 나는,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만났을까? 불가에서는 수천겁의 인연이라고 합니다.
1겁은 천년에 한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집채만한 바위를 뚫는 시간을 말한다고 합니다.
친구의, 부모 자식의, 형제의, 부부의 소중한 인연을 곰곰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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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환기는 윗 시의 마지막 구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제목으로 인용한 ...
푸른색의 점들이 빼곡하게 박혀 밤하늘에 빛나는 별 빛 같은 추상을 그린 그림으로....
1970년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수상합니다.
오랜 외국생활의 외로움을 별만큼 느끼면서 한 점 한 점 완성했다는 ............
“우리 한국의 하늘은 지독히 푸릅니다. 하늘뿐 아니라 동해바다 또한 푸르고 맑아서 흰 수건을 적시면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그런 바다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순결을 좋아합니다. 그러기에 백의민족이라 부르도록 흰빛을 사랑하고 흰옷을 많이 입습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에 사는 우리들은 푸른 자기, 靑瓷를 만들었고 간결을 사랑하고 흰옷을 입는 우리들은 흰 자기, 저 아름다운 백자를 만들었습니다.”
1957년, 그가 프랑스 니스에서 개인전을 할 때 방송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중학국어>교과서에 실린 이 글은 오래도록 내 가슴에 남아 있다. 그는 실제로,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조선백자 항아리를 사들이는데 큰돈을 아끼지 않았고 늘 곁에 두고 사랑했으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작품들에 청자빛을 사용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세계 미술계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프랑스로 미국으로 14년간을 옮겨 다니며 살았지만 백자 항아리고향의 바다와 와 밤하늘의 별을 한시도 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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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樹話)김환기(金煥基,1913-1974)
- 전남 신안 출생
-홍익대 미대 학장 역임
-프랑스,미국등에서 14년간 작품활동
-死後1992년 종로구 부암동에 환기 미술관이 건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