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방영 초대전 숨겨져 있던 보물을 찾은 듯한 기쁨
글 : 주용범(빛갤러리 기획실장)
전시기획자가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좋은 작품과 작가를 찾아내어 전시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특히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비해 덜 알려진 작가를 찾아내어 그 작가와 작품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그런데 풍요 속의 가난이랄까? 요 몇 년 사이 전시기획자들의 노력과 미술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2, 30대 작가들을 중심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작가의 수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오히려 회화(회화로 한정해서 말한다면) 본연의 맛이랄까, 흥 같은 것이 오롯이 살아있는 작품을 그려내는 작가를 만나기가 여간 쉽지를 않다.
꽃이피는날70X105
꽃이피는소리136X70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얼마 전 박방영이란 작가의 작품을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그것은 작가의 근작전이 보도된 어느 신문의 인터넷 지면을 통해서였는데 인터넷 지면상으로 그저 한 컷의 작품 이미지를 보았을 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미지를 본 순간 작품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 특별했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간단히 말해서 그의 작품 속엔 긋고 칠한 회화 본연의 거칠고 텁텁한 맛이랄까 아무튼 그어진 붓의 자취와 칠해진 색의 자국이 그대로 살아 숨을 쉬는 듯한 느낌, 필선과 색감이 조화롭게 어울려 춤을 추는 듯한 한 마디로 기운이 생동하는 감성의 축제, 원시적이고 본원적인 미감이 충만하게 꿈틀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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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피는소리를듣다2-136CX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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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작품과 작가를 그동안 왜 모르고 지나쳤나 싶은 생각이 들어 지난 자료들을 들추어 보니 그의 근작전이 내가 중국을 다녀온 지난 수년 동안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작가의 작품경향이 요 몇 년 사이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작가는 수년전만 해도 소나무를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었다. 소나무의 일부분을 강조해 제법 세밀하게 그려나간 그림을 잘 그려내었던 작가였다. 조형적인 배려를 통해 소나무의 특정 부분을 클로즈업해 껍질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한 사실적인 소나무 그림을 그렸었다. 탄탄한 소묘력과 견고한 구성력을 뽐낸 그림이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의 자유롭게 흩날리는 꽃들과 자연스레 춤추는 사람들이 어우러진 원시적 생명공간을 그려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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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태어나는바다언덕에서136X70
지금에야 생동하는 필선과 색감을 통해 가장 동양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작가로 보이지만 사실 그는 동양화를 전공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뉴욕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그러니까 서양적인 감성과 기법에 세례를 받은 작가였다. 그런 그가 수년전부터는 동양적인 정취와 생명력이 가득한 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동양화를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동양화적인 화법과 화면을 구현해 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아니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어디 하나 억지스러운 것이 없고 어색한 곳이 없는 화면을 잘도 그려낸다. 화면을 경영하고는 있지만 대상과 여백이 본래부터 그곳에 그렇게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다. 그것은 어린시절부터 익혔던 한학과 서법에 기인한 바가 컸다. 본능처럼 몸에 밴 동양적인 감수성이 그림 속에서 자연스레 묻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136X70한지위혼합재료
새벽들에서136X70
황혼바다시섬136X70
수년 동안 화단의 작품제작 경향은 특정 인기작가와 그 작품의 경향에 경도되었다. 그렇게 되면서 작품들 속에 당연히 있어야할 회화적 감성과 활기는 점점 사라지고 고도로 계산되고 다듬어진 형식미와 시대성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작품만이 대세를 이루었다. 더 이상 회화 본연의 운치와 활력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박방영의 작품은 이 모든 것을 살려낸다. 감성은 넘쳐나고 활기 또한 충만하다. 거칠지만 유려한 필선의 군무 속에 꽃은 피어나고 질펀하고 오묘한 색감 속에 흥취 또한 피어난다. 박방영의 작품은 이렇듯 회화의 원시성, 그리고 동양적 정취의 한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찾고 찾았던 원형적 회화, 자유로운 회화의 영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매서운 겨울바람 잦아들면 이제 그의 회화 세계가 다시금 화려하게 꽃 필 차례다.
거침없는 생명의 축복 메시지 화가 박방영
박방영 화가의 그림처럼 시원하게 창이 넓은 그의 작업실.
붓이며 물감이 손닿기 쉽게 편안히 놓여 있고, 많은 책 또한 특별히 가지런하지 않다.엉성하다는 느낌이 아닌 많은 것이 허용되는 분위기로 다가왔다.작은 것을 허허롭게 넘기는 그를 보는 듯 하다.
80년대 중후반. 대학 졸업 후 그는 <난지도>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 작업 등 실험적인 작업을 발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으로 늦은 나이에 유학을 떠난다. 그 곳에서 그는 ‘그간의 작업이 서구에 대한 모방 투성이었다면, 삶의 진정한 기쁨은 자연이 준 환경에서 자유하고, 사랑하고, 너그럽게 살아가는데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산을 상징하는 물고기, 활을 쏘며 말을 타고 달리는 힘찬 가족들, 사랑을 나누는 남녀 등의 모습이 그 시절부터 화면을 채우게 된다. 새로운 표현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폭 넓고 유연한 동양적 사유에서 찾은 것이다. 고향인 전라도 부안에서 어릴 때 서당을 다니며 익힌 붓글씨와 한학이 몸에 밴 탓도 크리라. 서양화적인 기법과 동양화적인 정신을 어우르는 그만의 개성있는 화풍을 갖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평면회화에서 시작하여 설치나 영상작업으로 영역을 넓히는데 반해 그는 선택은 거꾸로 였다.
좋은 기운을 우리에게 주는 부적
최소한의 문명인 옷도 걸치지 않고 여러 식구들이 팔을 휘저으며 말을 탄다. 실에 매단 노오란 빛의 물고기를 사람들이 힘차게 잡아당기고 있다.
한번의 붓질로 그려진 바람에 흔들거리는 야생의 들꽃들.
자연 속에서 한껏 사랑을 나누는 연인. 목표를 향해 팽팽한 활을 당기는 사람 등.
여기에 굳이 정성들여 쓰지 않은, 그림과 어울리게 써내려간 글씨. 붓이 움직이며 자연스레 흘러내린 물감조차도 화면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었다. 이렇게 그의 그림에선 정지된 것은 찾을 수 없다. 등장하는 모든 것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침잠된 상태에서 에너지를 분출하여 빠른 시간 내에 상당수의 작품을 쏟아내는 것이다. 두뇌로 계산하여 만든 공간과는 다른, 그릴 당시의 그의 신명이 전해져 그의 그림은 상쾌하다. 거기에 넓은 여백이 그 활기찬 기운을 돋보이게 하여 생동감은 배가 된다. 자연이나 가족 등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모습을 싱싱하고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그림은 마주한 감상자에게 서슴없이 싱싱한 생명의 축복메시지를 건네는 것 같다. 그래서 내겐 그의 그림이 우리 모두를 향해 좋은 기운을 주는 커다란 부적같이 느껴진다.
두려움이 없어져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그의 집 주변엔 소나무 숲과 묘가 많고, 그의 아이들도 다섯이나 된다. 아이들은 그의 넓은 품 안에서 자연의 섭리대로 어우러져 사는 법을 배우는 듯하다. 그는 부모가 자식에게 해야할 일은 한가지뿐이라고 얘기한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라고. 밤에 불빛도 없는 시골 묘지를 아이들과 산책하는 습관은 죽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을 뿐 아니라, 두려움이 사라진 뒤에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라면 어려울 때도 객관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귀뜸한다. 또한 부모가 믿어 주는 만큼 자식은 행동한다고 말해주었다. 이런 통찰력에 결코 게으르지 않은 성품까지 갖춘 그이기에, 그림 그리는 일 말고도 자연스레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게 되고 그를 아끼는 사람도 많음은 당연한 일이다.
밀레니엄을 맞으며 그는 집 주변의 우리나라 적송(赤松)을 세필로 그리기 시작했다. 지조나 절개, 어떠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소나무 그림으로 2002년에는 개인전을 열기도 했는데, “동서화합, 통일의 시대. 이 작품을 통해서 나로부터 가정으로부터 화합과 통일을 이루어 봄직하다”라고 도록에 적었다. 숲 전체를 보는 그의 큰 시선을 느낄 수 있어 믿음직스럽다. 그 시선엔 인자함까지 배어있어 고맙기까지 하다.
1981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89년 동대학원 졸업
1995년 Art student league of New York 수학
2005 velvet겔러리 초대 개인전
w겔러리 초대전
2004 에스파스 다빈치 겔러리 선정 초대 작가전
제비울 미술관 지원 초대 작가전
2003 작은 숲-겔러리 편도나무
2002 가나아트
문예진흥원 미술관
한국미술 축제 기획 초대전-예술의 전당
1998 오끼나와 컨벤션 센타-일본
1997 global art gallery-일본
1995 朴芳永展-일본
현재 대불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경기미협 수석 부회장
[출처] 거침없는 생명의 축복 메시지 - 화가 박방영|작성자 그린포원
박방영 개인展
갤러리 안단태
2007. 4. 4(수) ▶ 2007. 4. 29(일) 오프닝 : 207. 4. 4(수)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소격동 92 | 02_735_3392 www.andante.or.kr
박방영의 작품은 순수한 동심의 이상향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듯하다. 작가는 삶의 진정한 기쁨은 자연이 준 환경에서 자유롭게 사랑하고 너그럽게 살아가는데 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의 소재는 꽃과 자연, 다산을 상징하는 물고기, 활을 쏘며 말을 타고 달리는 힘찬 가족들, 사랑 나누는 남녀 등의 모습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꽃과 가족의 이미지들이 주로 전시된다.
작가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보다는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폭 넓고 유연한 동양적 사유에서 찾으며 서양화적인 기법과 동양화적인 정신을 어우르는 그만의 개성 있는 화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지는 생명력 있는 붓의 움직임과 작가 특유의 글씨, 아름다운 색채가 어우러져 올봄, 감상자에게 싱싱한 축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거침없는 생명의 축복 메시지 화가 박방영
박방영 화가의 그림처럼 시원하게 창이 넓은 그의 작업실. 붓이며 물감이 손닿기 쉽게 편안히 놓여 있고, 많은 책 또한 특별히 가지런하지 않다. 엉성하다는 느낌이 아닌 많은 것이 허용되는 분위기로 다가왔다. 작은 것을 허허롭게 넘기는 그를 보는 듯하다.
80년대 중후반. 대학 졸업 후 그는 <난지도>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 작업 등 실험적인 작업을 발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으로 늦은 나이에 유학을 떠났다. 그 곳에서 그는 ‘그간의 작업이 서구에 대한 모방 투성이었다면, 삶의 진정한 기쁨은 자연이 준 환경에서 자유롭게, 사랑하고, 너그럽게 살아가는데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산을 상징하는 물고기, 활을 쏘며 말을 타고 달리는 힘찬 가족들, 사랑을 나누는 남녀 등의 모습이 그 시절부터 화면을 채우게 된다. 현대미술은 뭔가 새롭게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폭 넓고 유연한 동양적 사유에서 찾은 것이다. 고향인 전라도 부안에서 어릴 때 서당을 다니며 익힌 붓글씨와 한학이 몸에 밴 탓도 크리라. 서양화적인 기법과 동양화적인 정신을 어우르는 그만의 개성 있는 화풍을 갖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평면회화에서 시작하여 설치나 영상작업으로 영역을 넓히는데 반해 그의 선택은 거꾸로 였다.
좋은 기운을 우리에게 주는 부적 최소한의 문명인 옷도 걸치지 않고 여러 식구들이 팔을 휘저으며 말을 탄다. 실에 매단 노오란 빛의 물고기를 사람들이 힘차게 잡아당기고 있다. 한번의 붓질로 그려진 바람에 흔들거리는 야생의 들꽃들. 자연 속에서 한껏 사랑을 나누는 연인. 목표를 향해 팽팽하게 활을 당기는 사람 등. 여기에 굳이 정성들이지 않은, 그림과 어울리게 써내려간 시원한 글씨들. 붓이 움직이며 자연스레 흘러내린 물감의 흔적조차도 화면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인정되었다. 이렇게 그의 그림에선 정지된 것은 찾을 수 없다. 등장하는 모든 것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침잠된 상태에서 에너지를 분출하여 빠른 시간 내에 상당수의 작품을 쏟아내는 것이다. 두뇌로 계산하여 만든 공간과는 다른, 그릴 당시의 그의 신명이 전해져 그의 그림은 경쾌하다. 거기에 넓은 여백이 그 활기찬 기운을 돋보이게 하여 생동감은 배가 된다. 자연이나 가족 등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모습을 싱싱하고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그림은 마주한 감상자에게 서슴없이 싱싱한 생명의 축복메시지를 건네는 듯하다. 그래서 내겐 그의 그림이 우리 모두를 향해 좋은 기운을 주는 커다란 부적같이 느껴진다.
두려움이 없어져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그의 집 주변엔 소나무 숲과 묘가 많고, 그의 아이들도 다섯이나 된다. 아이들은 그의 넓은 품 안에서 자연의 섭리대로 어우러져 사는 법을 배우는 듯하다. 그는 부모가 자식에게 해야할 일은 한가지뿐이라고 얘기한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라고. 밤에 불빛도 없는 시골 묘지를 아이들과 산책하는 습관은 죽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였으며, 두려움이 사라진 뒤에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라면 어려울 때도 객관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귀뜸 한다. 또한 부모가 믿어 주 는 만큼 자식은 행동한다고 말해주었다. 이런 통찰력에 결코 게으르지 않은 성품까지 갖춘 그이기에, 그림 그리는 일 말고도 자연스레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게 되고 그를 아끼는 사람도 많음은 당연한 일이다.(미술전문기자 강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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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방영 1981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1989년 동대학원 졸업 | 1995년 Art student league of New York 수학 | 2005 velvet겔러리 초대 개인전 | W겔러리 초대전 | 2004 에스파스 다빈치 겔러리 선정 초대 작가전 | 제비울 미술관 지원 초대 작가전 | 2003 작은 숲-겔러리 편도나무 | 2002 가나아트 | 문예진흥원 미술관 | 한국미술 축제 기획 초대전-예술의 전당 | 1998 오끼나와 컨벤션 센타-일본 | 1997 global art gallery-일본 | 1995 朴芳永展-일본 | 외 단체전 다수 현재 : 대불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경기미협 수석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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