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끝낸 비온후가 온건 새벽 2시반.
가다가 잠시 눈을 부치면 된다면서 서해안 고속도로로 들어섰습니다.
휴게소에 들려 커피를 마셨고, 목포에 와서는 터미널 안에 있는 스택코너에서 잔치국수 한 그릇씩 먹고나니
배타러 나갈 시간이 되었네요.
목포를 떠나며 뒤돌아 본 풍경 .....
그리곤 4시간동안 반짝이는 바다풍경에 마음을 빼앗겼었어요.
이제 도착한 가거도의 풍경입니다.
예약된 숙소에서 나온 차에 탔습니다. 앞엔 사람이 타고 뒤엔 짐을 싣는 차였는데, 젊은 사람들은 짐 싣는 뒷칸에 타고, 저와 비온후는 늙어서가 아니라
예뻐서 ? 앞칸에 탄 후 잘 포장 된 길을 달려 섬누리 (민박집 이름)에 도착했습니다.
절벽위의 하얀집이 섬누리입니다.
섬누리의 내부... 여기서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방에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방은 바다를 향한 커다란 창문이 있었고, 절벽아래로는 하얀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어요.
점심식사후.... 섬에서 가장 높다는 독실산에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만, 도중에 길을 잃고 그냥 섬 주변을 돌기로 했어요.
언제였던가... 외국영화 "녹색의 장원"를 본적이 있는데, 그 원시림을 떠올리게 하는 울창한 산이었습니다.
푸른 나비떼가 날고 있는 꽃나무와, 나이가 수천년이나 되었다는 나무도 있었지요. 작고 귀여운 새들도 있었는데, 무엇하나 그 이름을 아는게
없는 우리였지요. 길 가까운 꽃나무에서 벌새를 보았을 때, "벌새다!"하고 소리친것 외에는...아 참, 온몸이 새까만 산비둘기도 보았어요.
저녁무렵 섬누리로 돌아오는 길에 핀 분꽃 무리...
저녁에 소주 한잔에 곁들일 안주감을 잡으러 민박집 아래에 있는 �이터로 내려갔습니다.
나는 한마리도 잡지못하고 어떤 아가씨가 잡아놓은 고기를 들고 폼만 잡았네요.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지고 난 후.
광어회 한접시에 소주 한병을 들고 다시 바다로 내려와 갯바위에 누웠습니다.
차츰 선명해지는 별떨기들이 가까이 가까이 내려옵니다.
우리가 아는 노래란 노래는 다 부르고 어쩌다 내가 야한 유머라도 한꼭지 들려주면 비온후는 바다용왕님이 놀라 뛰어나오실만큼 크게 웃어댔어요. 그 모두를 놓아버린 평화로운 웃음소리가 별들에게 가 닿을 때까지 우리는 "행복해""행복해"....를 되뇌였지요
다음날은 몽돌해변으로 갔습니다.
몽돌밭과 바닷물의 깊이가 차이가 많은데다, 파도까지 세어서 수영은 못했어요. 바지를 적시고 올라온 바닷물은 윗옷까지 홀딱 적시고 노브라인 조용한은 바위꼭대기로 기어올라가 바닷바람에 그 옷들을 말렸답니다.
여기는 섬등반도, 섬등개라고 부르기도 하나봐요. 익모초와 약쑥들이 뒤엉켜 있고 그 아래엔 작은 풀꽃들이 저무는 여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때 한줄기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는데, 까만 염소 몇마리가 평화로이 풀을 뜯고 있는 정경위로 폭풍의 언덕에서 캐서린을 부르는 히스 클리프의 목소리가 들리는듯한 환상에 잠기기도 했지요
이제 돌아가야 할 아침입니다.
목포에서 8시에 출발한 배가 12에 도착하면 12시30분에 출항하니까 그 동안에 회룡산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회룡산 정상에서는 섬 사면이 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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