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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그림/때로는 나도

봄날은 갔다.

 

어쩌다보니 모란꽃 찍는 시기를 놓쳤다.

카페회원에게 고궁에 모란꽃 피거든 만나자고 댓글까지 달았는데....

하릴없어, 산에나 가려고 나서는 길에, 뭐 찍을게 있을까 싶으면서도 소형카메라를 배낭에 넣었다.

 

 

산에 가는길 중간에 있는 절, 윤정사에 혹시나 해서 올라가보았다.

있었다. 비록 퇴색되어 지고있는 중이긴 했지만,

흰모란이 아니면 어떠랴. 이제 구태어 고궁까지 가지않아도 가까운 절에 모란이 있는걸 알았으니, 내년봄엔 늦지않게 찍으러 와야겠다.

 

 

마침 석가탄신일 축제 준비중이어서 연등이 화려하기에 몇장 찍었다.

 

절 입구, 주차장가에  피어있는 일본목련.

 작년엔 아주 예쁜 일본목련꽃을 찍었었는데, 이마져도 늦었다.

 

 

 

등산을 포기하고 들길을 걷기로했다.

길 옆 과수원 입구에 모과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따로 가꾸지 않아서인지 영 보잘것 없었으나, 그래도 몇장 찍었는데, 생각보다 예쁘다.

 

 

 

 

다시 들길을 걷는데, 어떤집에 모란이 피어있는게 눈에 띄었다.

역시 지고있었다.

 

 

 

사진을 찍기위해 집안으로 들어갔더니, 안에서 내또래의 할머니가 나오기에 "정원이 참 예뻐요"하며 인사했더니, 무척 반가워하며

이꽃저꽃 다 설명해주고, 안에 들어가서 차한잔 하자고했다.

작년에 남편이 돌아가시고 혼자 산다며, 나 사는곳을 묻더니, 놀러오라며, 안에서 껍질을 까고 있었다며 머우줄기를 한웅큼 싸준다.

혼자 살다보면, 불청객 조차 반가운걸까?......

 

 

그 집을 나와 근처의 유치원으로 갔다.

튜립이 꽤 많았는데, 모두 지고 몇개 안남았다.

서울대공원으로 찍으러 가려했는데, 이것도 늦었네.....

 

 

 

Tip: 삼성전자에서 무슨행산가 하는중이라며,맥주 한 캔을 건네주는 젊은이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같이찍자며, 내 카메라를 가져가더니,

이렇게.... ㅎㅎㅎ

 

매화꽃 보러 섬진강에 간다간다 했던게 바로 어제 같은데, 매실이 이렇게나 컸다.

 하긴, 다음달에는 매실 엑기스를 담아야하니, 세월이 이렇게나 흐른거다.

 

시간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어느새 꽃이지고 열매가 익어가고 있으니....

꽃의 생명에 비하면, 사람은 영원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터,  내년에도 올해만큼 건강해서 새로이 피어나는 꽃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만해도 참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

 

점심먹은 설거지하고 산에 갔었는데, 집에 와보니, 취사예약 해 놓은 밥이 끓고 있다.

이만하면, 운동도 꽤 한거네?

 

참 괜찮은 조용한 할매의 오늘일기, 끝.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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