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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그림/때로는 나도

어버이날 소감

 

엊그제 주말은 어린이날이랑 합쳐서 황금연휴, 아이들은 그때 다 다녀갔고, 그래선가 막상 어버이날 당일은 맨숭맨숭.

나는 오래전부터 별러온 "마크 로스코 전시"를 보기위해 한양으로 갔다.

고속버스에서 내리니 정오가 조금 지났고, 전시회을 맘편히 오래 볼 생각이었으로 점심부터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미술관 가는길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이미 어버이가 된 자식들은 나름 바쁜가보니, 내가 나를 대접해야겠다는 생각.

안심스테이크를 시키고, 샐러드를 한접시 더 시키는 김에 하우스 와인도 한잔 주문해서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먹고 마셨다, 혼자서....

그때,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다. "뭐 해?"

접시 나르고 있는 종업원에게 부탁 사진을 찍어보냈다.

"나? 혼자 밥 사먹고 있어. 괜찮게 살아준 내게, 내가 어버이날이라고 진수성찬 대접중" ㅎㅎㅎ

 

 

"잘 하고 있네.." 친구가.

"넌 왜 안자고 ?" 나.

 

어버이날이라고 딸들이 와 있어. 수다 떨다가 네 얘기도 하던김에 카톡한거란다.

그렇게 전화질까지 하고 계산한 밥값은 8만6천원.

너무 먹었나? 뭐, 그정도쯤이야.... 생각하며 한가람 미술관쪽으로 가는데, 길가 화단에 새끼 까치 한 마리가 앉아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날아가지도 못하고 나무 안쪽으로 슬금슬금 도망가는것이 아마도 나무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사진을 찍는 내내 나무위에선 까치 두마리가 이리저리 퍼득이며 깍깍 대는데, 떨어진 새끼를 내가 어쩔가봐 그러겠지?

 

 

나도 어릴적 언젠가 이렇게 사고를 쳐서 부모님을 애타게 한적 있었을거다

.

내 새끼들이 저런 상황에 처했을때도 있었을거다.

나는 그때 어디 있었을까?

저 나뭇잎 사이의 부모새들처럼 그저 우왕좌왕, 속수무책이었을까? 그런때가 정녕 있었던게 아닐까?

 

어버이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이어, 내 새끼들 생각.

이만하면 잘 살았노라던 내 생각은, 허세, 혹은 또 한곂의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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