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여자는 악기다

조용한ㅁ 2006. 7. 5. 23:59
여자는 악기다
소음인가 화음인가
여자는 악기와 닮아 있다. 악기를 어떻게 연주하느냐 따라 달라지듯 화가의 눈에 비친 여자도 악기 연주자와 같은 느낌으로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박희숙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는 것 중에 음악 만큼 좋은 것은 없다.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 있으면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음악은 초라한 삶의 활력소가 되기에 음악이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음악도 어떤 연주자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아름답다고 느낄 때도 있고 소음으로 느낄 때도 있다. 그것은 연주자의 실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연주자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연주자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음악은 다른 맛을 보이고 있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마음에 둔 남자와 사랑을 한다고 해도 그 남자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사랑을 속삭이냐에 따라 음악의 맛이 달라지는 것이다. 가슴 깊이 끓어오르는 감정도 없이 그냥 남자 혼자 자기 멋대로 생각해서 여성을 배려하지 않았다면 그는 절대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자신의 연주 실력은 탓하지 않고 악기 타령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자는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연주자에 따라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세상은 아름다운 음악만 음악이 아니라고 외친다. 기괴하고 가학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들도 더러는 있다. 정상적인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이 최고라고 여겨서 그것을 즐기고 탐닉하기까지 한다.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진리는 여자를 존중해야만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음인가 화음인가
발튀스의 <기타 레슨>


발튀스
현대는 모든 것이 풍족하다. 공급이 넘치고 수요가 적은 세상이다보니 남들과 다른 것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섹스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일상적인 섹스에 몰입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천성적으로 상대에 상관없이 그저 섹스에 탐닉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색다른 것을 찾다가 그것에 사로잡힌 사람들도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점점 그런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특별한 취향에서 자신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타 레슨>은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발튀스(1908~2001)의 작품이다. 전라의 여인에게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옷을 살짝만 걸치고 있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틀린 것처럼 활짝 피어난 꽃도 아름답지만 아직 피어나기 전의 꽃봉오리는 더욱 아름답다. 피어나지 않은 소녀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 발튀스는 작품 <기타 레슨>에서 소녀에게 가학적인 자세를 요구한다. 소녀의 성기를 쓰다듬으면서 쾌락에 못 이겨 소녀의 머리를 움켜지고 있는 여인은 작가 자신이다.

자신의 가학적인 행위로 성적 만족감을 얻은 여인의 유두는 곧추서있고 여인의 변태적인 행위에도 소녀는 수치심보다 성적 흥분에 빠져 눈을 감고 있다. 소녀는 기타와 동일시되고 있지만 소녀 앞의 기타는 오히려 악기로의 의미가 퇴색돼 보인다.

1934년 발튀스의 첫 번째 개인전에 선보인 이 작품으로 대중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작품 중에 가장 외설적이라고 했을 만큼 이 작품은 대담함을 넘어 파격적이다. 아동학대와 동성애·사도마조히즘을 거칠 것 없이 표현한 이 작품은 전시 당시 대중들에게는 물론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발튀스는 프랑스에서 출생한 초현실주의 화가다.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지만 개성적이고 톡특한 화풍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아름다운 화음
맨 레이 <앵그르의 바이올린>


맨 레이
신이 만든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여자의 육체라고 한다.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위대한 예술작품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여성 육체의 이미지를 이용해 상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유난히 여성 육체의 이미지를 딴 제품들이 많다. 악기도 마찬가지다. 악기 중에 가장 여자와 닮은 악기가 현악기다. 현악기 중에서도 바이올린 만큼 여자를 닮은 것도 없다.

첼리스트가 첼로를 안고 연주하는 모습도 에로틱한 느낌을 주지만 잘룩한 허리 사이로 음악의 원천이 흘어나오는 바이올린을 어깨에 걸치고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는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하고 은근하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마치 여자의 몸을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듯이 연주를 한다. 자신의 정렬을 다 바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의 모습은 정말 좋은 화음을 내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가를 느끼게 한다.

맨 레이(1890~1976)의 작품 <앵그르의 바이올린>은 여성을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에 비유한 작품이다. 전위 사진가였던 맨 레이는 자신의 애인을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장 오귀스트 앵그르의 <발팽송의 욕녀>의 모델과 비슷하게 누드로 포즈를 취하게 한 다음 사진으로 찍고 인화된 사진 위에 바이올린 마크를 새겨 넣었다.

맨 레이는 이 작품을 그가 가장 존경한 화가 앵그르에게 바친다고 하였다. 맨 레이가 앵그르를 가장 좋아했던 이유는 역사상 위대한 소묘가이자 여성의 아름다움을 관능미 넘치면서도 천박하지 않게 표현한 화가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원천 <발팽송의 욕녀>는 목욕 후에 편안하게 쉬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맨 레이는 미국의 전위 사진가이자 화가다. 그는 건축을 공부하다가 미술로 전공을 바꾸어 화가가 되었다. 맨 레이는 프랑스 파리에서 다다이즘 운동에 참여했으나 그 이후 초현실주의에 심취한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맨 레이는 인화지에 직접 피사체를 배치하여 거기에 빛을 비춘 다음 그 결과에 따라 나타나는 추상적 이미지를 중요시 여겼다. 그는 사진에 의한 공간과 움직임의 새로운 원리를 탐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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