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 2331

명화와 함께 읽는 그리스 신화

명화와 함께 읽는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오르페우스(Orphe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등장인물 가운데 최고의 음악가이자 시인이다. 오르페우스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에 앞서 고대 세계에서 이미 ‘음악의 아버지’로 추앙을 받았다. 오르페우스는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선물 받은 현악기의 일종인 리라를 다루는 솜씨가 탁월했는데, 그가 리라를 타며 노래를 부르면 신과 인간은 물론 만물이 감동했다. 동물들과 초목들, 심지어 무생물인 돌멩이까지 자신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 매료되었던 것이다. 오르페우스의 이러한 천부적인 재능은 그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오르페우스의 어머니는 아홉 명의 무사이 여신 중 한 명인 칼리오페이다. 여기서 잠깐 무사이 여신들에 대해 알아보자. 티탄(거인) 신족들과의 싸움..

대나무 - 이형산

대나무 - 이형산 굽힐 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부러지면 부러졌지 굽힐 줄 모른다고 말하지만, 생각의 끝에서는 무수히 휘어지고 흔들리고 있었다. 살면 살수록 잃어버리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었다. 흔들리고 휘어질 때마다 생긴 응어리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마디져 끊어진 시간은 차라리 잃어버리는 것이 좋았다. 살아보니 때로는 휘어져야 부러지지 않더라. 꽃에 목숨을 걸지 마라. 살아보니 꽃은 최후에 피는 것이고, 삶을 푸르게 했던 것은 꽃이 아니라 응어리질 때마다 피어난 이파리더라.

아름다운글/시 2022.02.15

가을소리 - 성재수간(聲在樹間)

【구양자(歐陽子)가 바야흐로 밤에 책을 읽는데, 서남(西南)쪽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이에 흠칫하며 듣고 말하기를, “이상하도다!” 처음에는 비 소리 같더니 바람소리로 변하고, 갑자기 뛰어오르며 부딪치는 것이 마치 파도가 밤에 놀라고, 비바람이 몰려오는 듯 하고. 물건이 서로 부딪혀 쨍그랑거리며 쇠붙이가 울리는 듯하더니, 다시 적에게 다가가는 병사들이 재갈을 물고 질주하는데 호령소리는 들리지 않고, 다만 사람과 말이 달리는 소리만 들리는 듯하였다. 내가 동자에게 이르기를,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네가 나가 살펴보아라.” 동자 가로되, “별과 달은 밝고 맑으며, 은하수는 하늘에 있고, 사방에 사람소리는 없는데 소리는 나무사이에 있습니다.“】 당송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시와 글씨로 이름..

혼자 사랑, 도종환

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그대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어요 크고 작은 일들을 바쁘게 섞어 하며 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요 여럿 속에 섞여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다 슬그머니 생각을 거두며 나는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꽃이 피기 전 단내로 뻗어오르는 찔레순 같은 오월 아침 첫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 같은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오늘도 말 안하고 달빛 아래 돌아와요 어쩌면 두고두고 한번도 말 안하고 이렇게 살게 되지 생각하며 혼자서 돌아와요. 혼자 사랑, 도종환

아름다운글/시 2020.03.21

당신 하나만 바라보며 살겠습니다

당신 하나만 바라보며 살겠습니다내사랑을 다해 사랑하며 살다가내가 눈 감을때 가슴에 담아가고 싶은 사람은지금 내가 사랑하는 당신입니다.시간이 흘러 당신 이름이 낡아지고빛이 바랜다 하여도사랑하는 내맘은 언제나 늘 푸르게은은한 향내 풍기며 꽃처럼 피어날 것입니다.시간의 흘름에 당신 이마에 주름이 지고머리에는 살포시 횐 눈이 내린다 해도먼 훗날 굽이굽이 세월이 흘러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몸 하나로 내게 온다 하여도나는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사랑은 사람의 얼굴을 들여다보며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사람 마음을 그 사람 영혼을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주름지고 나이를 먹는다 해서사랑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아니기 때문입니다.만일 나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금의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고가슴에..

아름다운글/시 2020.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