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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수필.기타

여생의 첫날인 오늘

여생의 첫날인 오늘


“오늘은 여생의 첫날이다.”라는 말을 큰 소리로 읽어 본다. 해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희망, 시작, 출발 등의 단어들이 마음속에서 환하게 솟구친다.

솟구치면서 행복, 사랑, 환희로 이어지는 것 같다.

“올해는 활짝 핀 꽃에서 행복하게 사는 비결(법정)”을 듣고, 흐르는 물에서 맑게 사는 법을

배워야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찾는 헛된 마음을 버리고 심은 대로 자라는 나무에게

정직을 배워야지. 좋은 책에서 야생의 향기를 읽고 좋은 사람들한테서 사랑하며 사는 법을

배워야지.  새해 첫 결심을 하며 울산 간절곶에 가서 떠오르는 해를 가슴으로 받아야겠다.

간절곶이 아니면 호미곶이라도, 아니면 정동진에라도 가서 하고 싶은 일,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위해 간절하게 기원해야겠다. (우리나라에서 일출 시간이 가장 빠른 간절곶은

호미곶보다 1분 빠르고 정동진보다 7분 빠르다.) 간절곶에서 일출을 보고, 해 뜰 때 해 질 때

떼 지어 날아오르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봐야겠다. 45만 마리가 함께 날아오르는 장관을

보고 나면 한 해 동안 내 영혼이 새처럼 자유로울 것 같다. 자유로운 마음으로 정월 대보름날

달집을 태우는 불꽃을 다시 한 번 봐야겠다. 그 불꽃을 보다가 나도 어느 시인처럼

“불꽃은 악마가 지옥을 탈출한 거야. 영혼을 찾으러 나가는 게지.” 라고 말하고 싶다.

새해가 와도 새해 같지 않거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생기 있고

생동하는 새해가 되어 새 땅이 새 꽃을 피우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진중함은 가벼움의 뿌리가 되고 고요함은 움직임을 다스리는(노자)” 새날의 기운이,

심리적 고아처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몸의 불을 내리는 청량제가 되면 좋겠다.

한 해가 끝나는 날, 한 해를 돌아보며 정말 꿈대로 잘 살았다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한 해의 꿈은 꿈으로만 끝나고 이룬 것이 없다고 실망하는 이가 있다면 그러지 말자.

실망을 통해 희망은 오는 것이니, 새해에는 다른 꿈을 꾸어 보자. 무엇인가 끝날 때 또 다른

무엇인가 시작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96세에 꿈을 이룬 사람도 있다. 꿈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꿈이 온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일본인 우타가와 도요쿠니는 96세에 대학생이 되었다. 그는 가난해서 학교를 중단했을 때도

꿈만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꿈은 검정고시를 쳐서라도 대학생이 되는 것이었다.

대학생이 된 그는 축하하는 자식들 앞에서 눈물이 왜 그렇게 나오던지, 그걸 연구해서

논문이나 써야지 했다고 한다. 먹구름이 걷힌 뒤에는 반드시 푸른 하늘이 나오는 법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것이며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다.

꿈을 꾸는 데는 확실한 목표와 공부가 필요하다. 옛 선비들은 세 가지 여가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이른다. 겨울은 한 해의 여가요, 밤은 낮의 여가요, 비바람 치는 날은 시간의

여가라고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여가를 잘 쓰고 또한 동시에 마음까지 잘 쓰면 좋겠다.

그래서 올해에는 소중한 사람들은 더욱 소중하게 여기자. 물질은 나눌수록 작아지지만

마음은 나눌수록 커진다.

한 친구는 천 명의 적이 불행하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존재이고,

사랑이나 우정은 절망의 지옥에 천국을 세운다고 하는데, 나는 과연 어떠한가.

올해는 무슨 일이든 다 지난 뒤에 후회하지 말고 반성부터 해야겠다.

우주의 나이가 150억이라는데 그 우주 속에 사는 우리는 고작 100세를 넘지 못한다.

나이를 한 살 더 보탠 오늘, 여생의 첫날에 나잇값을 할 수 있도록, 옷깃을 여미게 하는

보들레르의 기도를 두 손으로 받는다.

“내가 사랑했던 자들의 영혼이여 내가 찬양했던 자들의 영혼이여 나를 강하게 하소서.…

그리고 세상의 허위와 썩은 공기로부터 멀리해 주소서. 당신이여 나의 신이여,

내가 형편없는 인간이 아니며 내가 경멸하는 자들보다도 못하지 않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증명해 줄 아름다운 시 몇 편을 쓰도록 은총을 내리소서.”

여생의 첫날인 오늘!    

 

 

 

 

 

 

 

 

 

 

 

 

 

 

 

 

 

 

  

 

 

 

 

 

 

 

 

 

 

 

 

 

 

 

 

 

 

 

  

 

 

 

 

 

 

 

 

 

 

 

 

  

 

 

 

 

 

 

 

 

 

 

 

 

 

 

 

 

 

 

 

  

 

 

 

 

  

 

 

 

 

 

 

 

 

 

 

 

 

 

김준용 (Kim, Jun Yong)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현재 : 한국미협, 한유회, 구상작가회,

 산 117-6 회원

 

할미꽃

                                        방의경 작사/작곡

 

사람들 발 앞에 흙덩이 쌓이고

그 위에 고개 숙인 할미꽃

잊혀진 서러움도 땅 속에 묻고

외치던 소리들도 날으겠지

그래도 그 길 위엔 달빛이 있으니

친구여 내 손 잡고 걸어가세

 

한적한 강 가에 꽃들이 피고

노젓던 뱃사공도 잠들면

하늘엔 은하수 그 길을 잃으니

한 밤에 길잃은 나그네

그래도 먼 산 너머 태양이 머무니

친구여 우리 함께 가야하리


 


할미꽃....방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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