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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시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쓸쓸한 날의 연가...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 장 그려지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간절하다 새벽 편지를 쓰고
허파에 숭숭한 외로움으로는
그대 그립다 안부 편지를 쓰고
간에 들고나는 외로움으로는
아직 그대 기다린다 저녁 편지를 쓰네
때론 비유법으로 혹은 직설법으로
그대 사랑해 꽃도장을 찍은 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네
비오는 날은 비오는 소리 편에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는 소리 편에
아침에 부치고
저녁에도 부치내
아아 그때마다 누가 보냈을까
이 세상 지나가는 기차표 한 장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네

 

 

 

 

 

 

 

 

 

 

 


 

 

 

En Aranjuez con tu amor / Milva


En Aranjuez con tu amor
(아랑후에즈 내사랑)
로드리고(Joaquin Rodrigo)의
기타를 위한 아랑훼즈 협주곡 대하여


Aranjuez, un lugar de ensuenos y de amor
Donde un rumor de fuentes de cristal
En el jardin parece hablar en voz baja a las rosas
아랑훼즈, 사랑과 꿈이 있는 곳
정원에서 놀고 있는 크리스털 분수가
장미에게 나지막이 속삭이는 곳

Aranjuez, hoy las hojas secas sin color
Que barre el viento son recuerdos del romance que una vez
Juntos empezamos tu y yo y sin razon olvidamos
아랑훼즈, 바싹 마르고 색 바랜 잎사귀들이
이제 바람에 휩쓸려 나간 그대와 내게
한때 시작되었으나아무 이유없이 잊혀진
로망스의 기억이다

Quiza ese amor escondido este en un atardecer
En la brisa o en la flor esperando tu regreso
아마도 그 사랑은 여명의 그늘에
산들 바람 속에 혹은 꽃 속에
그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숨어 있나보다


Aranjuez, hoy las hojas secas sin color
Que barre el viento son recuerdos del romance que una vez
Juntos empezamos tu y yo y sin razon olvidamos
아랑훼즈, 바싹 마르고 색 바랜 잎사귀들이
이제 바람에 휩쓸려 나간 그대와 내게
한때 시작되었으나아무 이유없이 잊혀진
로망스의 기억이다


En aranjuez, amor tu y yo
아랑훼즈, 내사랑 그대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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