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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시

그리움으로 서 있는 가로등

    그리움으로 서 있는 가로등

    어둠을 향해 조용히 따라 온 기억들이 시뻘건 눈빛 안으로 몰려들면 너를 품은 그리움도 항시 저렇게 눈이 부셔 한 번씩 열이 나곤 했다

      어둠이 깊을수록 웃음 헤퍼지는 가로등 주위엔 소멸의 순간을 아는 약한 날갯짓으로 요란해지고

      어쩌면, 인간의 사랑도 죽음을 감지하는 순간엔 저토록 요란스런 파닥거림으로 사랑했던 기억들 아무 곳이나 눈곱처럼 묻혀 놓고 싶은 일인지도 용케도 기다림엔 늘 익숙하지만 사랑했던 기억 내려놓는 법을 몰라

        자신의 숨통을 누군가 끊어주어야만 비로소 잠들 수 있는 가로등은 더운 그리움을 항상 눈빛에 담고 살아가는 내 슬픈 사랑을 닮은 것 같다 ◈ 글 ; 전영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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