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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그림들/한국의화가 작품
겨울강/정 인성
조용한ㅁ
2007. 3. 12. 23:05
겨울 江
詩 : 정 인 성
여명으로 어둠이 열리고
엷은 해무
미소처럼 머금은 강은
방금 세수를 끝낸
단아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섰습니다.
겨울의 날카로운 냉기를
철새의 울음으로 토해내 듯
여윈 어깨를 흐느끼며
침묵하는 밤을 지나 왔건만
눈 내린 하얀 아침
결국 생명보다 아끼는 이름
강에다 내어주고
쓸쓸히 돌아서야 하는 일상
젖은 손바닥에 못이 되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삶의 무게를 대신 할 순 없지만
오늘도 쉬지 않고 걷는
투박한 발걸음
강물 속에 던져 버리고
지친 여정 한잔 술로 풀면
누구에게도 꺼내 보이지 않았던
고독한 슬픔
석양 속으로 걸어갑니다.
황혼에 붉게 타오른 가슴
산 자락 드리워진 긴 그림자
밟고 떠나간 소리 마냥
자꾸만 자꾸만 멀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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