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버리다 김사인 그를 버리다 김사인 죽은 이는 죽었으나 산 이는 또 살았으므로 불을 피운다 동짓달 한복판 잔가지는 빨리 붙어 잠깐 불타고 굵은 것은 오래 타지만 늦게 붙는다 마른 잎들은 여럿이 모여 화르르 타오르고 큰 나무는 외로이 혼자서 탄다 묵묵히 솟아오른 봉분 가슴에 박힌 못만 같아서 서.. 아름다운글/시화 2019.11.15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 나태주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꽃이 예쁘다느니, 하늘이 파랗다느니, 그리고 오늘은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이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역에 나가 기차라도 타야 할까보다고 말을 했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 아름다운글/시화 2019.11.14
Lilacs in Bloom / 라일락 그늘에 앉아 Lilacs in Bloom Lilac Bush (also known as Lilacs) Vincent van Gogh - 1889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아무래도 보이질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지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 아름다운글/시화 2018.06.06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 아름다운글/시화 2016.02.02
[스크랩] 너만 기다리게.../이생진 너 만 - 이 생 진 - 너만 기다리게 했다고 날 욕하지 마라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같은 세월에 엇갈린 입장을 물에 뜬 섬처럼 두고 두고 마주 보았다 音... 그대 가버리고 아름다운글/시화 2015.02.15
머슴새/이형권 머슴새 - 이형권 늙은 머슴이 만대산에 묻히고 이 새가 울었다 한다 스무날 달 그늘에도 하얗게 하얗게 새벽빛이 되도록 앞 다랑치 뒷 다랑치 소몰이 하던 소 처럼 눈이 컸던 머슴. 늦바람이 정자나무에 머리채를 푸는 밤 만대산에 올라 대퉁소를 불고 밤이슬이 닳도록 산속을 헤매며 노.. 아름다운글/시화 2014.08.10
[스크랩] 천 마리의 새떼가 날아올랐다 천 마리의 새떼가 날아올랐다 &nb.. 아름다운글/시화 2014.04.27
이외수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막연하게 기다렸어요 서산머리 지는 해 바라보면 까닭없이 가슴만 미어졌어요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고 어릴 때부터 예감이 먼저 와서 가르쳐 주었어요 이제야 마음을 다 비운 줄 알았더니 수양.. 아름다운글/시화 2013.08.17
분꽃 핀 옛집 흘러가고 / 홍성란 분꽃 핀 옛집 흘러가고 / 홍성란 머물고 싶은 데 있던 그런 때가 있었어 아무렇지 않게 분꽃 핀 옛집 내려다보고 나는 또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고 있잖아 잔디위에 벼개 / 1976 / 33x28 게임 나비들 실패 황규백의 판화작품들 Caravan Sary (실크로드 OST)/ Kitaro 아름다운글/시화 201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