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정원
... 노을 지는 언덕에 올라 바라본 아름다운 강줄기보다 더 아름다운 모양이며 푸르른 녹음 속 사이로 보이는 맑고 투명한 하늘보다 더 사랑스런 풍경이지 ...
정원을 가꾸는 한 여인, 바로 '아내'이다. ' 정원'은 여러 느낌과 감정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사계절의 변화와 낮과 밤의 교차 속에 꽃들이 피고 진다. 시원한 그늘은 주는 나무 아래서 아내는 언제나 작은 식물들에게 물을 준다. 정성을 다해 가꾸는 일은 아내에게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정원 안에는 과거의 추억이 깃든 물건들이 놓여 있고 여러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도있다. 태양 빛이 가득한 정원과 억수 같이 내리는 비를 감당하는 정원도 볼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늦은 밤이 되어야 잠에 드는 아내의 볼 위에 입을 맞춘다. 그녀의 손길 위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고단한 날개를 쉬어가라고 손짓하는 '아내의 정원' 안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김덕기의 작품 모티브는 일상이다. 사사로운 일상의 모든 것이 김덕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들이다. 다른 이들과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일상을 그는 유달리 행복해하고 고마워한다. 그의 따스하고 경쾌한 상상이 전통 한지에 슬며시 엿들며 내뿜는 작품들은 물맛이 깊은 동양화의 또 다른 갈 길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의 필력을 통해 나오는 힘 넘치는 선이나 물 많은 붓이 보여주는 은근한 겹침을 자세히 보기 전에는 그의 작품이 동양화다 서양화다를 구분하게 되지 않는다. 김덕기 작품 속의 생기 넘치는 장난 치는 아이라던가 나무, 강아지들이 우리네 마음을 먼저 움직이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김덕기는 행복한 가족을 일구는 그 소중한 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 듯 하다. 행복의 최우선 조건은 가족이란 것을..
부부, 그 아름다운 이름 (김덕기 작품)
하늘빛을 닮은 푸른 색의 화면 위에 부부인 듯 보이는 두 남녀가 서 있다. 풋풋하거나 섹시한 모습의 젊은 남녀의 비주얼한 모습이 아니다. 세월의 더께가 살포시 내려앉은 듯, 적당히 살이 오르고 배가 나온 여유있고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보라. 퇴근길이거나 귀가길인 듯 배나온 아저씨는 뿔테 안경너머로 마중나온 아내를 부드럽게 바라보고 있고 한 팔을 등뒤로 돌려 아내에게 줄 선물꾸러미를 등 뒤에 숨기고, 허리를 깊이 숙이고 소박한 꽃다발을 아내에게 내밀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깜짝 놀라는 아내… 보는 이로 하여금 이들과 함께 현장에 있는 듯 흐뭇하게 미소짓게 하는 따뜻한 그림이다. 인간의 행복지수는 우리의 생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사회보장제도를 자랑하는 유럽 선진국은 날로날로 우울증 발병률이나 자살률이 늘어가고 있고, 의외로 세계 최고의 행복지수를 가진 나라는 에티오피아이다. 결국 삶의 진정한 행복은 외면적 조건이 아닌, 내적인 샘에서 퍼올릴 수 있는 것이라는 진리를 우리는 잘 알면서도 안타깝게도 자꾸자꾸 잊어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