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한 잎의 여자/오 규원

조용한ㅁ 2008. 1. 22. 13:05

한 잎의 여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 나무 한 잎같이 쬐끄만 여자
그 한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 나무 그 한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쌍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 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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