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uitar Player
c. 1672
Oil on canvas
53 x 46.3 cm
Kenwood, English Heritage
흐르는곡은 Yuichi Watanabe - Valentine's Memory
베르메르(Jan Vermeer /1632-1675)
네델란드 델프트에서 여관과 미술 판매상을하는 레이니에르얀츠의 둘째아들로..
화가로서 활동과 아버지처럼 화상으로 활동도 겸한다.
르네상스이후 서양미술사를 관통하는 화두 가운데 하나가 빛이다.
그 호들갑도 한마디로 빛의 문제다.
벨라스케스, 램브란트가 위대한 이유는
빛을 감지하는그들의 더듬이가 누구보다 예민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여기에 한사람의 이름을 보태야한다.
베르메르, 그의 빛은 일상속에 스며들어와서 사물들의 어깨를 조용히 어루만진다.
그리고 사물들의 잠을깨워서, 삶의 스냅과 스냅사이에 접혀있는 정적을 문득 편다.
그때 일상적 삶의 한순간은 놀라운 연금술처럼 광휘로 빛나게 된다.
빛의 연금술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 그렇다.
베르메르의 그림은 혹은 신화나 교육적 알레고리를 담고 있지 않은 것이 많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서 되도록 화면을 넘어서는 일화나 교훈, 상징적 요소를 배제하려 한것 같다.
엑스선을 쬐어 본결과 "우유를 따르는 여인"에서 베르메르는 본디 벽에 지도를 그려넣으려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결국 그는 벽을 텅비워 두게 되는데,
다만 전에 무엇인가 걸려 있었음을 암시하는 듯한 못 자국만 벽에 남았다.
이 모호한 흔적, 그의 그림은 이렇게 설명이 생략된 흔적들로 가득하다.
이 흔적속에 그늘이 깃들인다.
빈 벽과 빈 저울, 그리고 정황을 말해줄 내용은 생략된 채 편지를 쓰거나 읽고 있는
여인들의 그림에서 우리는 설명할길 없는 삶의 한순간을 문득 만난다.
시간의 앞과 뒤가 잘려 버린 순간, 베르메르는 이 설명할수 없는 삶의 한순간을
그림을 통하여 영원으로 건져 올린다.
그리하여 베르메르의 그림은 가장 평범하고 덧없는 일상이면서, 동시에 일상을 초월한
고요한 불멸의 순간이 되는것이다.
이성희의 미술관에서 릴케를 만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