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방울꽃 - 골짜기의 백합(Lily of the valley)
은방울꽃을 처음 본 것은 2004년 5월이었다.
디카를 처음 사서 얼마되지 않았을 때인데 동네 뒷산을 가볍게 산책하던 중이었다.
꽃이나 식물에 대해 완전한 문외한이었던 나의 눈에 뜨인 이 조그맣고 앙증맞은 꽃은
나의 머리속에 그때 까지 자리잡았던 꽃의 개념으로 보면 경이스러운 존재였다.
이게 어떻게 꽃인가?
동화에나 나오는 엄지동자들이나 난쟁이들이나 가지고 놀던 종(鐘)이라면 몰라도...
넓은 잎 아래에 숨어서 우리같은 사람의 눈에 뜨이지 않으려는 난쟁이들의 꽃...
이 조그만 꽃을 제대로 보려면 사람은 한없이 겸손해야 된다.
은방울꽃을 찾으려면 사람은 시선을 한없이 아래로 낮추어야하고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은방울꽃의 사진을 찍으려면 사람은 때로는 무릎을 꿇어야 하고,
때로는 절을 하듯 적어도 반쯤은 엎드려야 하고 또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봐야
이 꽃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2004년 5월 처음 야생상태에서 발견했던 은방을꽃)
5월의 자연속에 숨어서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지 않는 사람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꽃...
자신의 소리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은색의 종, 은색의 방울...
수목원이나 식물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겸손이 사라지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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