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류시화

조용한ㅁ 2008. 5. 25. 15:12

 

-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서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Giovanni Marradi - Just For You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호승 시 모음  (0) 2008.05.25
장석주-밥  (0) 2008.05.25
꽃 진 자리에 / 맨발/ 문 태준  (0) 2008.05.23
어느날 오후 풍경 ...윤동주  (0) 2008.05.22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 김 정한  (0) 2008.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