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영화

미션 (The Mission, 1986)

조용한ㅁ 2008. 10. 4. 03:58

첫장면...추기경은 교황에게 편지를 보낸다.


"교황님의 영토 끝에서 발생한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인디언들은 다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인의 노예가 될 겁니다. 시작이 맘에 안 드는군, 다시 고치게. 교황님, 1758년, 지금 저는 남미 대륙에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여긴 남미 라플라타의 앙상센이란 마을인데, 산 미겔 선교회에서 도보로 2주 걸립니다. 이 선교회는 개척민들로부터 인디언을 보호하려 했으나, 오히려 반감을 사고 있습니다. 이곳 인디언들은 음악적 재능이 풍부하여, 로마에서 연주되는 바이올린도 그들이 만든 것이 많습니다. 이곳으로 파견된 예수교 신부들은 인디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지만, 오히려 순교를 당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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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신부들이 인디언들을 개척민(스페인, 포르투갈)들로부터 보호하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히 죽음을 당한다. 복음을 거부하는 인디언들 중 한 부족인 '과라니족'.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가브리엘 신부'는 죽음을 무릎쓰고 정글 안으로 들어간다. 정글 한복판에서 가브리엘 신부는 오보에를 꺼내들고 조용히 불기 시작한다. '가브리엘's 오보에'...정글에 울려퍼지는 그 음악소리를 따라 '과라니족'은 몰려든다. 음악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마음 속으로 통하는 언어와 같은 것. 오보에를 통해 흘러나온 멜로디는 과라니족의 영혼을 울렸고, 그들의 마음을 열게 하였다. '과라니족'은 가브리엘 신부를 받아들이고 서서히 교화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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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디언들을 잡아서 노예로 파는 '멘도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동생과 사랑에 빠지자...이성을 잃고 동생을 죽이고 만다. 자신의 죄는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죽으려고 하는 멘도자. 가브리엘 신부는 그의 앞에 나타나 말한다. "당신의 모습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 하는 겁쟁이의 모습일 뿐이다. 그대의 죄를 평생에 걸쳐서라도 용서받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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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도자는 고행을 시작한다. 무거운 투구와 갑옷, 칼과 방패 등의 무기들이 가득담긴 그물을 메고 인디언들을 만나기 위해...절벽에서 떨어질 뻔 하고, 급류에 휩쓸려 내려갈 뻔 하고, 산비탈에서 굴러떨어지고...그 그물은 그에게 있어 '죗 덩어리'의 의미이며, 고행이야 말로 자신의 죄를 용서받을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

주위의 신부들이 "저 정도면 된 것이 아닌가. 우리 모두들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하지만, 가브리엘 신부는 말한다. "그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그렇지 않다면 저 역시 마차가지입니다. 우리들이 따르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고 하나님입니다."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인디언들과 만나게 된 멘도자. 그는 얼굴을 들지 못한다. 인디언을 잡아다 노예로 파는, 노예상으로 악명을 떨쳤던 그를, 인디언들은 어떻해 할 것인가. 따뜻하게 맞이한다...그가 메고 있는 속죄의 그물더미를 비수로 끊어내어 강으로 던져버린다.

그리곤 머리카락,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웃고, 어깨를 두드리며...멘도자는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알 수없는 표정을 지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나도 눈물을 흘린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용서의 광경에...비수가 그 어떤 온정이 손길보다 따뜻하게 느껴질 수도 있음을...멘도자는 깨달았을 것이다. 진정한 속죄는...나만의 고행을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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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도자는 신부가 되어 가브리엘 신부를 도와 '과라니족'의 마을을 지상의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아니, 만든다. 태초에 에덴동산이 있었다면...그곳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멘도자는, 그들을 위해 준 것 이상으로 더 받는다. 마음의 평안, 사랑, 용서...이것들보다 더 값진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세상은 이 천국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세상은 가난한 자들의 행복을 가만히 둘 수는 없는걸까. 개척민들, 아니 침략자들은 남미 인디언들의 값싼 노동력의 조달을 원했다. 그렇기에 그들의 눈에 '인디언들의 천국'...역사에 전무했던 '하나님의 왕국'을 만들어가는 예수회의 활동을 지독히 미워할 수밖에...

예수회 신부들의 눈에 인디언들은 한명, 한명이 '영적인 존재'였으나 침략자들의 눈에는 그저 '일하는 기계'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이러한 때, 스페인과 포루투갈의 협정, '마드리드 조약'...남미에서의 그들의 영토 경계선에 대한 합의에 의해 과라니족의 천국이 스페인령에서 포루투갈령으로 이전되면서 파괴될 위기에 처한다. '예수회와 과라니족은 지금의 자치하고 있는 지역에서 물러나 정글로 돌아가라.'...


예수회와 인디언들이 이루어놓은 천국이 탐이 났던 것이다...실제 예수회 밑에서 몇개의 자치구들로 이루어진 인디언 사회는 상당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단, 그 모든 돈들은 공평하게 인디언들에 나뉘어졌다. 그야말로, '에덴의 동산', '역사에 전무했던 하나님의 왕국'이었던 셈이다. 그곳을 무력으로 빼앗아, 그곳의 인디언들을 노예처럼 부려서 모든 부를 갈취하겠다는 것이 포루투칼의 속셈이었다.


교황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추기경을 파견한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지상의 천국에 감동을 받은 추기경은 깊은 고뇌에 빠진다. 양심에 따르자면...인디언들의 천국을 지켜줘야 하지만...현실은 녹녹치 못하다. 스페인과 포루투갈에 파견된 대사들은 추기경을 압박하며, 포루투갈의 국왕은 '만일 인디언들이 명령을 거부한다면 무력으로 진압하겠다.'라는 편지를 추기경에서 보낸다. 그야말로 추기경은, 인디언 살육의 명분을 제공해 줄 얼굴마담이었던 것이다.


무력함에 치를 떨며...희생을 막고자 추기경은 악역을 맡는다. 과라니족에게 정글로 돌아갈 것을, 신부들에게 그곳에서 떠나 자기와 함께 돌아갈 것을 명한다. 그는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쓴다...

 
"환자를 구하기 위해 의사는 때론 수족을 잘라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잘라야 할 수족이 이렇게 아름답고 강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과라니족은 거부한다. '이곳이 우리의 집이다. 왜 하나님의 뜻이 바뀌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신부들 또한 마차가지다. 그들의 교화시킨 그들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버리게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아니, 그 이전에 '영적이 존재'의 죽음을 모른체 할 수는 없었으리라...추기경의 뜻을 전해듣고, 실망하는 가브리엘 신부에게 한 꼬마 인디언이 메달린다.


"뭐라고 하는거요?"..."숲에는 악마가 살기 때문에 돌아가기 싫답니다. 여기 있겠답니다."..."그래서...무엇이라고 하였소?"..."같이 있겠다고 했습니다."


과라니족의 천국은 서구열강의 총과 대포 앞에서 초토화되고만다. 복음의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는 과라니족에게, 무자비한 총알 세례가 퍼부어진다. 공격하기를 저어하던, 포루투갈의 대장과 장병들...어쩔 수 없다. 위에서 시키면, 그대로 따라야 할 수밖에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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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있는 멘도자와 행진하는 가브리엘...그들은 서로를 바라본다. 자치구를 지키고자, 직접 총과 칼을 손에 든 멘도자.

"무력이 정당하다면 사랑이 설 자리는 없어질거요. 틀림없이 그럴것이야. 나는 그러한 세상에서는 살아갈 힘이 없어진다네. "라며 무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거부하지만, 끝까지 인디언들과 함께하는 가브리엘.

아마도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러한 영적 대화를 나누지 않았을까...


"이렇게 끝나고 마는군요...가브리엘 신부님."

"그렇군요."

"이것이...하나님의 뜻입니까?"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곳은 하나님의 사랑이 서기에는 너무나도 각박한 세상인가 봅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끝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방식대로 불의에 항의했습니다. 오늘의 힘이 너무나도 미약하여 이렇게 끝나지만, 우리는 떳떳합니다. 우리는 죽고, 저들은 살겠지만...하지만 실제로 산 것은 우리요, 죽은 것은 그들입니다. 우리의 정신은 산자들이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윽고, 총을 맞고 쓰러지는 가브리엘...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멘도자도...눈을 감는다.


살아남은...극소수의 과라니족 아이들은...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정글로 향한다...배 뒤편에서 노를 젖는, 멘도자가 살려둔 꼬마아이...이 아이는 분명 정글에 들어가 신부들의 정신을 기억하며, 또 하나의 천국을 건설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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