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노을 想念

조용한ㅁ 2008. 11. 6. 01:41




노을 想念

    이제 곧 어두워질 것을 알 듯...
    오랜 습관으로 나는 참 많은 것들을 짐작했다.
    내가 미처 몰랐던 그대를 알기 전까지
    나는 세상의 모든 노을이 다 같은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노을은 수천 마리의 나비떼다.
    그대의 가슴에서 날아온 수만 마리의 나비떼다.

    <원재훈의 "노을이 내려오는 가파른 언덕길에 사람이 걸어간다-그리운 102" 中>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사람들은 누구나
      해질녘이면 노을 한폭씩
      머리에 이고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서성거린다.

      쌀쌀한 바람 속에서 싸리나무도
      노을 한폭씩 머리에 이고
      흔들거린다.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누가 서녘 하늘에 불을 붙였나.
      그래도 이승이 그리워
      저승 가다가 불을 지폈냐.

      이것 좀 봐.
      이것 좀 봐.

      내 가슴 서편 쪽에도
      불이 붙었다.

      노을 / 조태일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눈부시게, 눈이 부시게 쏟아지는
      지는 해 아래로 가는
      출렁이는 당신의 어깨에 지워진
      사랑의 무게가
      내 어깨에 어둠으로 얹혀옵니다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사랑은
      때로 무거운 바윗덩이를 짊어지는 것이더이다

      노을 / 김용택




      뉘엿뉘엿 기울어 가는
      빠알간 노을 한 자락
      지친 도시의 회심은
      투명한 눈빛으로 빛을 발하고

      설익은 상심 노을진 바다에
      다 쏟아붓고도 알지 못하는
      내 안의 눈물

      이제는
      이겨내기 힘든
      허영을 벗어 던지고
      너울 너울 털어 버리자.

      말 알간 영혼의 안식을 위해
      순수의 빛깔로 화답하며
      붉게 피어나는 정열의 불꽃.

      노을의 연가 詩 김미경



      나 죽어 사랑하는 당신의 노을이 되리

      나 죽어 무엇이 된다면
      사랑하는 당신의 노을이 되리.

      해 저문 저녁 하늘
      붉게 물든 노을이 되어
      그대 작은 가슴에
      아름다운 우리 사랑 곱게 피워보리

      나 죽어 당신의 노을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스며드는
      붉은빛이 되리
      뜨겁도록 식어버린 우리 사랑
      내 노을이 되어
      당신의 가슴속 구석구석
      아름답게 물들여 주리.

      그냥 한평생 살다 간
      사랑이라 말하지 말고
      천년만년 서로의 가슴을 적시는 사랑이 되어
      강변의 고요한 물결처럼
      내 당신을 지키는 하늘의 빛이 되리.

      나 죽어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당신을 지켜 주는 그 무엇이 될 수 있다면
      죽어도 변치 않는
      사랑하는 당신의 노을이 되리...

      *나 죽어서 그렇게 살아 갈수 있다면
      나 죽어서 당신을 그렇게 만날수 있다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이 되리라...

      詩-심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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