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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그림들/한국의화가 작품

달항아리

달항아리는 조선 17, 18세기 경기도 광주 금사리가마와 분원가마에서 만들어진 白磁를 말한다.

대부분 높이가 40㎝ 이상이어서 백자대호(白磁大壺)라고도 한다. 원에 가까운 형태가 둥근 달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닥에 닿는 굽이 입보다 작아 달이 둥실 떠 있는 것 같아  '달항아리'라고 불린다.

전체 몸체가 크기 때문에 2개를 각각 만든 뒤 맞붙여 형태를 만든다

 

달항아리는 백자의 희고 깨끗한 살결과 둥글둥글한 생김새 속의 간결한 기품 등이 보름달을 연상

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예전엔 백자대호(白磁大壺)라고도 불렸다.

넉넉한 형태미로 조선시대 문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작가 구본창씨는 달항아리에 대해

“조선 백자는 아름답게 표현하려는 욕망을 절제하고, 마음을 비워 무욕의 아름다움을 성취한 놀라운

작품이다.”라면서 “사진기의 기계적 특성상 무욕의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달항아리는 크기가 있어서 물레질로 점토를 끌어 올려 한번에 형태를 빚을 수 없다.

상층과 하층을 따로따로 만든 뒤 두 부분을 접합시켜 완성시킨다. 따라서 달항아리들은 대부분

이음새가 나타나는데 거의 드러나지 않기도 하고 완연히 드러나기도 한다.

도 화백이 사랑한 달항아리는 그렇게 보면 접합시킬 때 좀 많이 이지러진 셈이다.

 

      

▲ 박영숙의 달항아리.
 

두 개의 반구(半球) 모양을 이어 붙여 높이 50㎝가량의 달항아리를 만든 도예가 박영숙씨의 작품은

표면의 질감이 여인네의 우윳빛 뽀얀 속살처럼 곱고 풍만하게 다가온다.

 

      

▲ 김환기의〈항아리〉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는 달항아리를 그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직접 사 모은 컬렉터였다.

도천(陶泉) 도상봉(1902~1977)은 달항아리를 대부분의 정물화에 빠짐없이 등장시킬 만큼 마니아였다.

김환기가 도상봉의 명륜동 집에 들르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접고 달항아리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한다.

두 사람은 왜 그토록 달항아리에 빠졌을까. 한국의 고유한 전통미를 보여주는 정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미(美)라고 하면 신라의 금관과 고려 청자, 조선의 달항아리를

들 수 있다"며 "달항아리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달항아리는 중간에 이은 부분이 느껴질 정도로 정교하게 다듬지 않는다. 심하게 이지러진 것도 있어

처음 볼 때는 태작처럼 보인다. 기교에 집착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깊은 맛을 낸다. 기계적인 미끈함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맛이 멋으로 녹아 있다.

 

“어찌하면 사람이 이러한 백자 항아리를 만들었을꼬…. 한아름 되는 백자 항아리를 보고 있으면 촉감이

동한다. 싸늘한 사기(砂器)로되 다사로운 김이 오른다. 사람이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도상봉은 달항아리의 은은하면서도 고고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개나리〉 〈안개꽃〉 등 꽃과 어우러진 달항아리는 도상봉의 붓끝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라일락〉은 집에 있던 라일락 나무에서 꽃을 꺾어 화실에 있던 달항아리에 꽂아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의 화실에는 심하게 이지러지거나 한쪽이 깨진 달항아리 여러 점이 놓여 있었다.

 

                      

정물화는 고리타분한 주제다.
꽃이라든지, 백자라든지, 식탁 위 과일 바구니에서 도대체 무슨 감회가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도천(陶泉·도자기의 샘)도상봉(都相鳳·1902∼1977)의 정물화는 다르다.
대상이 볼 때마다 새롭다. 편하고 따뜻하다.

뚫어지도록 오래 봐야 움직임이 감지되는 대상이 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말이다.
도상봉이 그린 백자를 오래 보면 미묘한 움직임이 전해온다.
극도로 단순화한 선 처리와 음영은 무한의 깊이를 전해준다.
작가가 대상에서 비밀스럽게 포착한 아름다움이 저것이었구나 하는 울림이 전해진다.

정물화라고 해서 대상을 모사(模寫)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만이 갖고 있는 시선으로 사물을

재창조했다는 느낌이다

 

             

            한 점 문양도 없이 단순하지만 지루하지 않고,아무런 채색도 없이 소박하지만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기품있는 자태.
            설과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한국인의 심성을 닮은 백자 달항아리를 본다, 

 

 

Your Love(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OST)

 Ennio Morricone / Dulce Pon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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