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온다 /이 대흠

조용한ㅁ 2009. 11. 17. 12:25

 




<기리시마 간이역에서>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 온다 - 이 대 흠
      아지랑이 돋아나는 황토 언덕에
      그 사람 미소만 싱싱하게 살아나고 댓잎에 스치는 바람소리에도 행여 그 사람의 발소리인가 가슴 저리며 한 사람을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햇살만 내렸다 가는 간이역에서 쑥부쟁이 개망초. 고무줄로 묶은 들꽃다발을 들고 기차는 가고 햇살은 뜨거운데 뿌리없는 꽃처럼 시들어 가며 발만 동동 글러 본 적이 있는가 구멍난 나뭇잎이 내 마음 같다 커다란 낙엽위에 그리움을 적으면 편지에는 온통 그 사람의 이름 뿐 몸보다 먼저 마음이 스산해서 지는 해만 한사코 바라본 적이 있는가 곱은 손으로 눈을 뭉쳐 몇 번을 부숴 버리고 그래도 다시 눈을 뭉쳐 흘러내린 눈물로 얼음처럼 단단한 눈 사람을 만들어 한 사람을 오래도록 기다린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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