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조용한ㅁ 2010. 1. 20. 23:11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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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시인: 1955. 대구출생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와 1985년 <시인>에 시가, 1993년 조선일보와 작가세계에 소설이 당선되었고 몇권의 시집과 산문, 동화집을 펴내었다.

오랫동안 방송국 피디로 일했으며 직장을 떠난 뒤 명상과 마음공부 프로그램들을 배우거나

가르치며 살아왔다.   정목 스님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 프로그램인 '거룩한 만남'과

아픈 어린이 돕기 '작은 사랑'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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