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 안도현
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 속으로 덩굴이 애쓰며 손을 내미는 것도
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 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이 다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랗게 맺힌 꽃씨를 모아
아직 터지지 않은 세계를 주리
'아름다운글 > 안도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소원 ... 안도현 (0) | 2011.10.07 |
---|---|
외롭고 높고 쓸쓸한 (0) | 2010.07.13 |
겨울 편지 (0) | 2009.12.28 |
겨울 강가에서 (0) | 2008.09.26 |
9월이 오면 (0) | 2008.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