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 하나를 바라보며 / 사진 글 : 박알미
이른 아침에 차 한잔을 들고 창밖을 내려다 볼 때가 있다
앞으로 보이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작은 집 하나를 바라보며
나는 그 작은 집을 향하여 종종 꿈을 꾼다
풀이 무성한 날엔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마당안의 잡풀을 뽑기도 하고
마당 작은 텃밭에 푸릇한 상추와 고추 몇 포기 그리고 가지를 심기도 하고 담장 위로 호박넝쿨도 올려본다
담 밑으로는 채송화.. 봉선화꽃.. 백일홍 꽃 .. 그 뒤엔 달리아 꽃이 가득한 화초밭을 만들기도 하고
집 뒤로 돌아가기 전 울안에 나지막이 키운 석류나무 하나와 담 가까이엔 살구나무를 심어 담 밑으로 지나는 아이들에게 노랗게 잘 익은 살구 맛도 보여주고 싶다
길을 지나다 우리 집안을 궁금해하는 이웃을 위해 담장은 나지막 했으면 좋겠고 가끔은 적적하거나 무료할 때 앉아 쉴 .. 그네가 하나 있었으면
그늘아래 작은 탁자 하나 두고 남편과 둘이 차 한 잔을 마시며 온종일 지낸 이야기를 서로 나누어도 좋을 테지..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내 손안에 있는 차 한잔은 식었지만 코끝을 자극하는 엷은 차 향기는 여전히 달콤하다
잡풀이 무성했던 지금 작은 집은 어린이집으로 변하여 아침이면 아이들이 엄마 손을 붙잡고 내가 꿈꾸는 집으로 들어가지만
나는 오늘도 그 집을 바라보며 어린아이처럼 달콤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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