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곡

ㅁㅁ

조용한ㅁ 2011. 10. 2. 00:12

 

 

        
        가을 오후 - 도종환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물에 던지며 서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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