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재에 자히르라는 어여쁜 여인네가 산다.
나는 그녀에게서 예전의 나를 볼때가 종종 있다.
나의 시심이 새싹이었을 무렵, 그 싹을 쏘옥 숨어들게 한 어떤 시인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나도 화가가 아닌 시인으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시인이 아닌것이 섭섭하지는 않지만,
자히르, 그녀가 뭐라고 뭐라고 쓴 시가 사뭇 마치 내가 쓴 글인듯, 아니, 내가 쓰고 싶은 말을 쓴듯 느껴질때가 있다.
그녀는 사진도 시처럼 찍는다. 나는.
나는 그림이 될만한 구도로 찍으려 애쓴다.
그러나 나의 그림들은 항상 실경에서 벗어난다.
모든 작품은 곧 자화상인것. 시도, 음악도, 그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