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드 쿠닝 Willem De Kooning
윌리엄 드 쿠닝(Willem De Kooning). 1904 ~ 1997
그는 크게 부릅뜬 눈, 이빨을 통째 드러낸 큰 입의 괴물같은 "여인"의 그림들로 유명하다.
거칠고 난폭한 붓질의 그 여인의 모델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부둣가에서 뱃사람을 상대로
주막을 열었던 거센 여장부 어머니라고도하고, 그의 부인이라는 말도 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아름다운 여인으로 그림을 시작해도 계속 그리다 보면 어느새 그 여인이
추한 엄마 인상으로 변해버린다. 그러나 나는 내 무의식에 잠재해 있는
신화적. 역사적 여성의 총체, 그 원형으로 본다"
그의 작품의 중심 요소는 변형 과정, 변화 그 자체를 심도있게 다루는 데 있다.
지우거나 긁어내지 않고 그 위를 계속 발라가며, 쉴 때는 빨리 마르지 않도록 신문지를
덮어놓는다.
그래서 신문지에서 묻어난 활자와 이미지들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층층이 배어나와 풍성한
텍스처를 더해주고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이미지를 연상케한다.
몇 시간 만에 휘두른 붓으로 그린 듯한 화면들은 실제로 몇 주일, 몇 달, 또는 몇 년을 투쟁한
결과이다.
작품이 전시장으로 떠나는 트럭에 실리는 순간까지 불안한 눈으로 보고 또 보다,
마지못해 그 때서야 그는 서명을 했다고한다.
고향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상업 미술을 공부한 그는 22세 때 미국으로 밀항하였다.
그는 페인트공으로 연명하며 밤이면 그날 그린 작품에 대한 착잡한 생각과 어느 순간
자신의 창작 의지나 재능이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초조감에 싸여 술을 마시고
혼자 새벽까지 거리를 돌아다니곤 했다.
그리고, 피카소를 능가하는 작가가 되야한다는 질투와 경쟁심에 불타는 강박관념과 집념은
그의 노년까지 계속되었다
결국 그의 <여인>시리즈는 비평가로부터 피카소를 능가한다는 호평을 받았고, 50년대의
한 작품은 10여년 전 2백억에 경매되기도했다.
그러나 그의 말년작 전시는 같은 92세로 죽은 피카소와 너무 다른 말년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의 그런 불안증은 때로는 극심해져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지기도 했다.
그 치료를 위한 방편으로 마시는 음주량이 점차 늘어 거리나 병원에서 깨어난 적도 많았다.
때로는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두 도망가야 할 정도로 광적이고 포악해졌다.
70년대 말, 칠순이 넘어 그의 알코올 중독 증세는 절정에 달하고급기야 치매 증세가
시작되었다.
보다못한 전부인은 그의 옆집으로 옮겨 힘이 되주었다.
그녀는 윌리엄 드 쿠닝을 존경하는 젊은 화가 둘을 채용하여 24시간 그의 옆에서 세심한 건강 관리와 함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분위기와 의욕을 복돋아주도록 했다.
그는 결국 3백 점이 넘는 대작을 만들었다.
몬드리안의 추상 구성과 마티스의 <춤>과 색종이를 오려 만든 이미지들에서 받은 감명이
담겨있는 작품들이었다.
몇 년 전 마티스전을 관람했던 그는 5분만에 전시장을 뛰쳐나와
"더 이상 머무를 수가 없었어. 이 순간, 이 느낌, 그 에센스를 간직해야 돼.
이렇게 두둥실 떠나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지."
흥분된 어조로 이렇게 말한 뒤 두 팔을 허공에 벌리고 무언가 휩쓸 듯한 율동적인 몸짓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의 말년작으로 50년대의 두터운 텍스처와 화려한 색채와 대조적으로
흰 여백이 두드러지는 마티스의 <춤>에서 영향받은 작품.
그러나 치매 증세가 날로 악화되면서 캔버스 앞에 멍청히 앉아 조수가 찍어주는,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붓을 들고 허공으로 팔을 휘젓기도 하고 계속 같은색으로 낙서하듯 화면 여기저기에
나선형의 동그라미들을 그렸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몇 년은 모두 떠나고 무성한 잡초와 정적만이 흐른 집에서의 조용한 투쟁이었다.
자신의 말년 작품이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던 1997년 그는 92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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