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울음이 타는 가을 강/박재삼

조용한ㅁ 2013. 11. 26. 12:46

 

                                                                                                             사진 이형권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겄네.
    
    In Our Tears /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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