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같은 것을 보면서도 각자 다르게 반응하곤 한다. 서로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 현상이 개인들의 다양성과 개성을 낳기도 하고 사회에서는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각하는 인간의 개성에 따라 인식의 다양성도 발생한다. 지각 심리학에서 자주 애용되는 ‘루빈의 잔’을 예로 들어 보면 재미있게 그 점을 이해할 수 있다.
술잔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경우에 사물 자체가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이미지 표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을 접하는 사람의 지각은 시선에 따라 선택적 경향을 띤다. 그렇게 통찰이 아닌 선별을 거쳐 인식된 사물의 이미지가 흔히 그 사물 자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각인되기 쉽다. 그렇게 각인된 결과는 사람의 신념과 태도를 규정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같은 대상에 대하여 서로 다른 태도를 취하며 갈등을 빚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같은 그림을 놓고 어떤 사람은 하얀 잔의 이미지라고 주장하고, 어떤 사람은 마주 보는 두 사람의 얼굴 이미지라고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시선의 차이가 입장의 차이로 발전한다. 그것의 진리는 하나의 시선에 편재하지 않는다. 통찰을 거쳐 다가갈 수 있을 뿐이다. 통섭되지 않은 인식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상대적 인식은 편견을 낳는다. 편견에 바탕을 두는 신념은 독단과 독선이 된다. 이런 편향성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개인이나 사회의 지성과 문화가 그만큼 성숙할 수 있다. 한 눈을 감고 나에게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주장하기보다 남이 보는 것도 존중함이 마땅하다. 열린 문 열린 마음으로 누가 더 통찰하고 있는 지를 토론하며 주어진 현실에서 어떤 시선이 상대적으로 더 합리적인지, 그리고 어떻게 진리 정합적인 목표를 더불어 추구해 갈 것이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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