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꽃
- 마종기
가령 꽃 속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수술과 암술이
바람이나 손길을 핑계 삼아
은근히 몸을 기대며
살고 있는 곳
시들어 고개 숙인 꽃까지
따뜻하다
임신한 몸이든 아니든
혼절의 기미로 이불도 안 덮은 채
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깊이 잠들어버린 꽃
내가 그대에게 가는 여정도
따뜻하리라
잠든 꽃의 눈과 귀는
이루지 못한 꿈에 싸이고
이별이여,
축제의 표적이여
애절한 꽃가루가 만발하게
우리를 적셔주리라
Mercedes S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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