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성가

천년도 당신 눈에는

조용한ㅁ 2014. 8. 26. 10:23

가톨릭 성가 423번 “천년도 당신 눈에는”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살아있는 성자(聖者) 원선오(한국명·Vincenzo Donati·84) 신부님은 1928년 이탈리아 중부 해변 도시 파노에서 태어났습니다. 워낙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기에 소년기에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다가, 살레시오 수도회 신부였던 외삼촌의 인도로 토리노 발도꼬의 오라또리오에 오게 되면서부터 살레시오와 직접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15살에 첫 서원을 받고, 1950년에 일본 선교사로 파견되어 1954년 일본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활동하다 8년 후인 1962년에 한국으로 오신 분입니다. 1975년 학생들 사이에 젠(Gen) 운동을 일으키셨고, 1982년 55세의 나이에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홀연히 아프리카 케냐로 떠나 2년간 사목을 하신 뒤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단에서 사목중이십니다. 언제나 청소년들 가운데에서, 그리고 가난한 이들 안에서 함께 생활하셨던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누구에게 기쁨을 주고 위로하기 위해서 꼭 무슨 말을 하거나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이를 이해하기 위한 매우 간단한 방법은 그 옆에 있어주는 것이다.” 항상 이러한 마음을 갖고 계셨기 때문에 ‘천년도 당신 눈에는’이라는 성가가 작곡되었을 것입니다.


시편 90편의 내용으로 만들어진 이 성가의 후렴구에서는 천년의 시간이 지나도 매일을 똑같이 바라보시며 새로운 숨을 넣어 주시는 주님은 영원하신 분이시며 영원히 현존하시는 분이심을 강조합니다. 세상
이 창조되었어도 다시 되돌아갈 수 있으며 사람이 태어나도 흙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천년이라는 시간조차도 한낱 먼지에 불과하며 바로 어제의 날일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님만은 영원히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곡은 앞부분에서는 여운을 남기듯 끌어주어 마치 아쉬움이 남는 마음을 담아 호소하듯 노래하는 데 비해, 후반의 후렴구는 이와 반대로 그분이 함께 계시기에 힘이 있고 희망이 있음을 외치며 빠른 듯 몰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후렴의 첫 음은 이 곡의 가장 높은 음으로서, 당신만이 영원히 계시는 주님이심을 강조하며 고백하는 최고의 절정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존재는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세상도, 부귀영화도 물거품이 되어 없어져 버릴 것입니다. 부자도 가난함도 이 세상에서 잠시 지나갈 시간일 뿐, 가진 것이 많다하여 교만할 것이 아니며 가진 것이 없다하여 슬퍼할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다만 누구에게나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되기 위해서 서로가 서로의 옆에 있어주는 것, 그것이 곧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곁에 언제나 머무르시는 주님께서는 사랑이십니다. 서로의 행복을 위해 서로의 기쁨을 위해 이웃과 함께하며 영원하신 주님과 함께하는 2014년 새해의 시작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4년 1월

 

천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마치 한 토막 밤과도 같나이다

.

-당신이 앗아가면 그들은 한바탕 꿈

아침에 돋아나는 풀과도 같나이다.

 

-아침에 피었다가 푸르럿다가 저녁에

시들어 말라 버리나이다.

 

-사람을 진흙으로 돌아가게 하시며

인간의 종락들아 먼지로 돌아가라.

 

주님 당신만은 영원히 계시나이다.

주님 당신만이 영원히 계시나이다.

 

천년도 당신의 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