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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나도 바람이고 싶다/여행2

장명수

'장명수'는 충남 태안군 태안읍을 끼고 근흥면과 남면 사이로 움푹 들어와 있는 작은 포구다. 태안읍 남산리 해변에서 오른쪽 해변은 근흥면 두야리, 안기리, 용신리 등으로 이어지는데, 그 너머로 채석포와 연포, 안흥항이 있다. 또 왼편 해변은 남면 진산리와 몽산리 등으로 이어지는데, 몽산포와 청포대, 마검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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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명수 봄 풍경 태안군 근흥면 두야리 해변에서 본 장명수 풍경이다. 건너편은 남면 진산리이고, 두 척의 조각배는 머리카락 같은 장어새끼를 잡는 배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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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읍 남산리를 가운데 놓고 근흥면 두야리, 안기리와 남면 진산리 사이로 움푹 들어와 있는 장명수는 아늑하고도 한적한 바다다. 가을 망둥이 낚시철을 제외하고는 사람 보기도 어렵다.

가끔 갯지렁이를 잡는 아낙네들과 머리카락 같은 장어새끼를 건지는 두어 사람을 보기도 하지만,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는 날이 더 많다. 어선도 장어새끼를 잡느라 갯고랑에 붙박아 놓은 작은 조각배 두 척뿐이어서 쓸쓸함을 배가시키는 듯하다.

또 바닷물이 차 있는 날보다 물이 들지 않아서 갯벌이 황막하게 드러나 있는 날이 더 많다. 그래도 대백로와 중백로, 왜가리, 갈매기, 큰물떼새와 작은물떼새들은 늘 있다. 밀물이 들 때는 여기저기에서 뛰어오르는 숭어를 볼 수 있다. 잘못 뛰어올랐다가 물 밖으로 떨어진 탓에 목숨을 잃은 숭어를 보며 혀를 차는 경우도 있다.

모래톱을 밟기도 하고, 자갈밭이나 갯바위 사이를 걷기도 하고, 제방 길을 걷기도 하며 왕복 2시간 정도 해변을 유람하는 일을 거의 매일 반복하건만 전혀 싫증이 나지 않는다. 해변에 차를 놓고 갯바람을 맞을 때마다 절로 힘이 난다. 소년 시절의 추억들도 함초롬히 어려 있는 장명수 해변을 가까이 두고 사는 것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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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명수 바다의 갈매기들 밀물이 갯벌을 덮어올 때는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갈매기들이 모여들어 물 마중을 한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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