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안부/이정하

조용한ㅁ 2015. 1. 11. 19:03



        + 안부

        가을이 채 가기도 전에 설악산 대청봉에는
        벌써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올 가을에는 단풍잎 한 번 못 보고
        그냥 그렇게 지나갈 것 같군요
        그대 얼굴도 한 번 못 보고
        그냥 그렇게 지나갈 것 같군요
        사랑하는 당신,
        다시 만날 때가지 안녕하기를...


        + 안부 1

        보고 싶은 당신,
        아침부터 눈이 내려요.

        그 곳은 어떤가요?
        눈 내리는 이 곳과
        눈 내리지 않는 그 곳.
        꼭 그 간격만큼
        나는 당신이 그리웠지요
        눈은,
        지상의 모든 것을
        가려주고 덮어주지만
        당신의 흔적만은
        어쩌지 못하네요.
        눈이 내릴수록
        내 가슴에 쌓여오는 당신,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는데요
        당신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데요
        사랑해요
        끊임없이


        + 안부 2

        잘 지낸다고 합니다
        사는 게 다 그런 거라고,
        특별한 일 없다고
        . 그대는 또 내게
        잘 지내라고 했지요
        그러겠노라고 덤덤히 대답은 했지만
        나는 곧 쓴웃음 짓지요
        당신이야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찌 당신 없이
        잘 지내겠느냐고.


        + 약속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서 있겠습니다.
        낯선 기분이 들지 않도록
        모든 것은 제자리에 놓아두겠습니다.
        기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대는 그저
        돌아오기만 하십시오

        詩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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