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버려지는 시대 [앵커브리핑] '신영복, 매월 마지막 토요일' (04:21) ![]() 이별은… 마음 한 켠에 미뤄뒀던 오래된 추억들을 되살리곤 합니다. ![]() < 청구회 추억 >은 감옥에 들어가기 2년 전인 1966년 스물다섯의 청년 신영복과 당시는 국민학생이라 불리었던 초등학생 또래 꼬마 6명의 이야기입니다. ![]() 꼬마들 역시 왕복 버스회수권 두 장, 일금 10원, 점심밥 해먹을 쌀과 찬을 보자기에 싸서 소풍을 가는 길이었지요. ![]() 이 짧은 한나절의 사귐은 보름 뒤 배달된 편지 한 통으로 인해 계속 이어지게 되지요. ![]() "요즈음 선생님은 안녕하십니까. 우리가 말하던 클럽 이름 좀 지어주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답장 바람" ![]() 매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장충체육관 앞이 만남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 사형선고를 받고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때 쓴 이 글은 어느 헌병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전해졌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혹시 아직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지나 않을까.. ![]() 염려하던 사형수는 하루 두 장씩 지급되는 재생종이로 된 휴지 위에 한 장 한 장 그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 그에게 있어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당연한 무엇이었고 나이와 가진 것의 많고 적음. 배움의 차이 같은 세상의 기준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약속이 버려지는 시대. ![]() 사람의 선의가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왜곡되고 각자도생이 운위되는 비정한 시대를 사는 많은 이들은 어쩌면 그래서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또 그리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언젠가 먼 훗날 나는 서오릉으로 봄철의 외로운 산책을 하고 싶다. 맑은 진달래 한 송이 가슴에 붙이고 천천히 걸어갔다가 천천히 걸어오고 싶다" ![]() 그리고 우리 역시 매월 마지막 토요일 장충체육관 앞 눈앞에 선한 그 처마 밑과 층층대 아래에 서서 그와의 약속을 기다릴 것만 같습니다. |
사진으로 돌아본 신영복 교수의 생애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입력 2016.01.15. 23:52[경향신문] 감옥에서 20년을 보내면서 가진 생각과 소회를 담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밤 별세했다. 향년 75세. 신 교수는 시대의 고통을 사색과 진리로 승화시킨 시대의 지성인이었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0년 옥살이를 한 신 교수가 1988년 출소 후 옥중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보여준 반듯한 모습은 같은 동시대 아픔을 겪은 이들의 위안이자 심적인 지지대가 됐다. 27세부터 47세까지, 옥 안에서 살아야 했던 새파란 젊은 시절을 그저 흘려보내는 대신 끝없는 자기 성찰로 채워나간 고인은 ‘87년 체제’와 함께 사회로 나와 정권교체와 외환위기 등으로 이어진 숨가쁜 30년을 지켜봤다. 경향신문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는 신 교수의 사진으로 그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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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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