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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시

절망 - 김수영 (1921-1968)


절망김수영 (1921-1968)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Y-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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