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나도 바람이고 싶다/여행2

[스크랩] 소매물도

조용한ㅁ 2006. 8. 28. 11:36

모처럼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일행이 있는 여행을 떠나 본다. 20여년전 군대에서 만난 선배와 친구들이 일행이다. 그들을 유혹(?)해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는 끝없이 나오는 군대 시절의 이야기로 웃음보가 연신 폭탄처럼 터졌다. 일행 모두가  군생활을 해군에서 보냈기때문이라서 그런지 여객선을 보자  남다른 감회로 다가 왔다.

 

△ 통영항을 떠나 30여분 여객선이 잠시 비진도에 들렸다. 하얀 백사장과 푸은 송림이 바다 색깔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곳이다. 그러나 정작 섬에 내리는 관광객은 한 명도 보이질 않는다. 우리의 목적지인 매물도의 명성에 가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 갑자기 배안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저 멀리서 매물도의 등대섬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얀 등대는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 온다. 여객선에서 바라 보는 섬과 등대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놓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배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 소매물도 선착장에 배가 도착하면서 바라다 본 마을의 풍경은 마치 70년대의 풍경을 보는 듯하다.
사전에 예약을 해 놓은 민박집 할아버지를 만나야 하는데... 도체 누군지 알 수가 없어 섬 주민에게 민박집 할아버지의 성명을 알려 주고 집이 어디쯤인지 물어 보니 저기 멀리서 뒷짐을 지고 계신 분이라고 알려 준다.

 

△ 민박집에 도착한 순간 어린시절의 향수가 고요한 가슴에 파문을 던진다. 초로의 민박집 할아버지로부터 듣는 매물도 이야기, 젊은 시절의 이야기는 앞 뒤도 맞지 않고,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마치 어린시절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하다.

 

△ 소매물도에는 이제 불과 10여 가구만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땅을 지키는 분들도 이젠 거의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시다. 그런데 더더욱 놀라운 것은 소매물도의 거의 모든 땅과 집들이 어느 한 개인의 소유라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민박집들은 그 집과 땅의 주인에게 월세를 내고 살아 간다고 한다. 그러니 살고 있는 집을 수리할 생각은 아예 접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하나 둘 폐허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 소매물도를 그토록 유명하게 만든 등대섬을 보기 위해 섬의 정상으로 오른다. 민박집에서 약 20여분을 오르니 확트인 바다와 함께 섬의 한 끝자락에 하얀 등대가 서 있다. 여객선에서 바라다 보았던 풍광과는 너무나 다르다.

 

△ 소매물도의 정상에 올랐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등대 섬을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는 한 젊은 연인들이 사랑스럽다. 소매물도의 아름다운 자연 만큼이나 그들에게도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이 가득 하길 바란다.

△ 소매물도의 저녁은 빨리도 찾아 왔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는 경계선도 없이 섬 하나는 하늘로 떠 오르고, 섬 하나는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 가고 있었다.

 

마치 천지창조 이전의 고요를 보는 듯하다. 이런 풍광을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하루를 마감하고 떠나는 해가 선물하는 석양의 모습을 보면서 이번 여행을 떠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 둘째 날

△ 깨물이 밥
소매물도에는 식당이 없다. 그리고 민박집에서도 거의 밥을 해 주지 않지만 다행이도 다솔산장이라는 곳에서는 예약을 해 두면 다솔산장 만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깨물이 밥은 일종의 따개비 요리인데 따개비 맛이 마치 작은 전복새끼의 맛과 비슷하다.

 

△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배를 빌려 타고 소매물도를 한 바퀴 도는 해상 유람에 나섰다. 배의 위치에 따라 보이는 등대섬의 모습을 바라 보면서 저절로 탄성이 흘러 나왔다.

 

△ 등대섬과 소 매물도의 오작교
    물이 빠지면 등대섬과 소매물도를 연결해 주는 자갈길이 열린다.

 

△ 등대로 오르는 길
   등대섬의 등대로 오르는 길은 나무 계단으로 노약자도 오르기 편하게 잘 가꾸어져 있다.

 

△ 낚시배와 유람선
   등대섬 입구에는 관광객들을 쉴틈없이 실어 나르는 유람선과 어선들로 항상 북적인다.

 

△ 모델
    40대 후반의 우리 남정네 셋이 다니기가 민망할 정도로 많은 연인들이 소매물도를 찾는다.

 

△ 멍게
   등대섬 선착장 입구에 멍게와 성개를 파는 곳이 있다. 일반 시장에서 보는 멍게와는 생김새부터 다르다.
   연방 사진을 찍으니 맛을 보라면서 하나를 까준다. 멍게특유의 그 쌉쌀하면서도 달작 지근한 맛이 오랫동안 입속에 머물러 있다.

 

△ 옥색 바다
    밑바닥 까지 훤히 보이는 소매물도의 바다는 그야말로 청정 바다다.

 

△ 귀향
    1박 2일의 아름다운 여행이 마감되고 있었다.
    아름답고 황홀한 자연에 흠뻑 젖어 본 여행이 있다. 만족이란 없는 것일까?  맛난 음식에 취해 버린 내 세치 혀는 아직도 미련이 남은 모양이다.

모처럼 어렵게 함께 여행한 20년 지기들과의 끝없이 유쾌한 대화는 나를 잠시 잃어 버렸던 지난 시절로 끌고가 이런저런 추억들을 한폭의 수채화로 그려 내고 있었다.

 

 □ 여행 TIP

1. 숙박 소 매물도내의 민박은 무척 열악하다. 그리고 주말이나 연휴의 경우 민박을 잡기도 어렵다. 숙박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취사를 할 수 있는 민박집은 2곳에 불과하며, 민박집에서 식사 제공이 거의 안 된다고 봐야한다. 민박 요금은 보통 2인에 2만원부터 시작하며 주말과 연휴기간 에는 조금 더 비싸다. 추천 숙소: 다솔산장 (055-641-6734/017-858-2915)

2. 식당 소 매물도 내에는 식당이 없다. 다만 다솔 산장에서 사전에 예약 손님에 한해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 식사메뉴는 다솔산장만의 메뉴인 홍합밥(1인분 12,000원), 깨물이밥(1인분 10,000원), 전복죽 (1인분 20,000원) 3종류와 자연산 회가 전부이다.

3. 매점 소물도 내에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작은 매점이 하나 있다. 간단한 과자 종류와 음료수, 주류 등을 판매하며 기타 부식은 판매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통영이나 거제에서 미리 부식을 준비해야 한다.

4. 섬 일주 관광 소 매물도 선착장에서 어선을 빌려 타게 될 경우 소 매물도와 등대섬을 둘러 본 후 등대섬에서 약 1~2시간의 자유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요금은 1인당 5천 원 선.

5. 만약 통영에서 배를 탈 경우, 통영 여객선 터미널로 가는 시내길이 교통체증이 심하다.

6. 시간적으로 넉넉하다면 통영시의 관광명소 (세병관, 제승당, 달아공원, 남망산 조각공원등)을 둘러보면 좋다. 또한 거제도를 둘러보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오승훈
한국여행정보은행
http://www.tour123.co.kr대표
종합 민박사이트 운영자
011-347-8733



7. 멍게와 해삼, 성게 등을 맛보려면 소 매물도 선착장 보다는 등대섬에서 사먹는 것이 좋을 듯하다. 주워들은 말이지만 등대섬에서 파는 것은 자연산이고, 소 매물도 선착장에서 파는 것은 통영에서 가져다 파는 것 이라고 한다.

8. 매물도와 소 매물도 구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 소 매물도로 여행을 하고자 했던 사람이 잘못해 매물도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9. 전기사정이 열악하다. 따라서 랜턴을 준비하시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10. 주요 전화 번호 통영 여객선 터미널: 055) 644-0364 고려개발: 055) 645-3717

출처 : 여행, 바람처럼 흐르다
글쓴이 : 무심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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