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이정하-

조용한ㅁ 2006. 11. 18. 01:27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 이정하 나는 늘 혼자서 떠났다. 누군들 혼자가 아니랴만 내가 막상 필요로 할 때 그대는 없었다. 그랬다, 삶이라는 건 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에 친숙해진다는 것. 그랬다, 사랑이라는 건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지는 것. 늦은 밤, 완행열차 차창 밖으로 별빛이 흐를 때 나는 까닭 없이 한숨을 쉬었다. 종착역 낯선 객지의 허름한 여인숙 문을 기웃거리며 난 또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했고, 그렇게 절망하다가 비 오는 거리 한 구석에서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떠올려 보았다.